어색한 사이에서 흐르는 정적, 그 정적을 견디지 못해 꺼낸 말 한 마디가 가끔씩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때로는 수억 원에 달하는 계약을 망치기도 하고 좋은 분위기로 흘러가던 이성과의 관계가 망가지기도 한다. 너무나 쉽게 뱉을 수 있는 '말' 한 마디가 가져올 수 있는 일들이다. 말은 때로는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이불을 걷어차게 만드는 가벼우면서도 치명적인 무기이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때로는 파괴적인 수준의 말을 아무렇게나 내뱉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처럼 행동하곤 한다. <입 닥치기의 힘>은 본인 스스로가 이른바 '수다 중독자'였던 저널리스트가 '말하는 행위'에 중독된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말하기를 멈추면서 얻게 된 새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책이다. 많은 연구자들이 말수가 지나치게 적은, 내향적이고 소극적인 사람들에 대한 연구는 진행했지만 반대의 경우는 그 원인을 분석한 결과가 많지 않았다. 저자는 스스로가 수다 중독자로서 수많은 수다 중독자들과 함께 '말하기'의 치명적인 독성을 분석하며 그 반대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론을 논한다. 문제는 세상이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하기를 강요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심지어는 지나치게 사적인 이야기마저도 꺼내놓고 싶어지게 만드는 각종 SNS와 매체들을 보며 사람들은 점점 수다 중독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각종 유혹을 이겨내고 말을 절제하여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 한층 정돈된 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쩌면 오늘날 가장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