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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흔들린다 - 경제, 정책, 산업, 인구로 살펴본 일본의 현재와 미래,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정영효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2월
평점 :
<일본이 흔들린다>는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는 일본과 한국을 통해 일본 경제/정치 구조의 문제점과 마찬가지로 한국이 겪게 될 수 있는 다양한 현실을 논한다. 버블경제의 붕괴와 함께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20년, 30년, 40년으로 늘이고 있다. 최근 인당 GDP는 감소세를 띄고 있고 2021년, 2022년 2년 연속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며 선진국 중 유일하게 경제가 쪼그라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때 경제규모 2위의 경제대국을 기록했던 일본은 어떻게 처절하게 무너진 것일까. 그리고 일본의 복사기라 불리는 한국 경제는 어떤 길을 걷게 될까.
한때 미국을 위협했던 일본에 더이상 성장동력은 없다. 경제 수준이 이미 너무나 발전했기 때문이 아니다. 일본은 특유의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정치 체계로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여타의 다양한 분야에서 메이지유신 때의 그 과감하고 개방적인 기억은 모두 지운 채 침몰하는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저자는 몇몇의 일본계 기업이 이룩한 성취를 칭송하는 책들과 달리, 현실은 무척이나 참담함을 논하고 있다. 일본에서의 특파원 생활 등을 통해 일본의 민낯을 낱낱이 파악하는 저자가 이야기하는 일본은 지독히도 암울하다. 경제, 문화 수준의 발달은 정치 구조와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기에 그들의 구시대적이고 낡은 정치 체계, 그리고 보수적인 문화는 경제 체계에까지 위협적인 문제점이 된 것이다.
한국 사회 또한 일본의 암담한 정치, 사회, 경제 구조를 상당히 닮아가고 있다. 정치구조는 폐쇄적이며 발전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 대기업 위주의 성장 동력 또한 더이상 경쟁력을 잃고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자라나는 새싹과도 같은 스타트업/벤처 기업들은 동력을 제공받지 못하고 묵어버린 경제의 심장은 교체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은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를 통해 불거진 경제 위기는 자칫 한국의 '잃어버린 30년'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렇기에 한국사회는 일본이 걸었던 길과는 다른, 정치/사회/경제/문화가 통합적으로 발전하는 방향을 반드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그토록 증오해 마지 않는 일본의 현실이 곧 우리의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