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전쟁 - 전 세계에 드리운 대기오염의 절박한 현실
베스 가디너 지음, 성원 옮김 / 해나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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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고통 받았던 3년.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사람들은 거대한 불안과 불편, 고통과 마주해야 했지만 한동안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기쁨을 누릴 수도 있었다. 전염병을 막기 위해 전 세계의 공장들은 문을 닫거나 최소한의 인력만 동원했고 전체적인 가동률이 확연히 떨어졌다. 덕분에 우리는 실로 오랜만에 맑고 깨끗한 공기를 들이쉴 수 있었다. 밤하늘의 별은 뿌연 매연에 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우리의 눈에 들어와 박혔다. 세계적인 관광지의 자연 환경이 인간의 발길이 끊김과 동시에 회복 되면서 청정한 생태를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인간이 불과 1~2세기 만에 철저히 파괴했던 우리의 자연이 깨끗해진 것이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이 봉쇄 등을 이유로 공장 문을 닫자 서울 하늘이 맑아졌다. 북극 한파가 불어닥치는 한겨울이 아니고서야 최근 들어서 서울의 맑은 하늘은 거의 본 적이 없었기에 저 멀리 경기도 인근의 산자락까지 시계가 확보되는 광경은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도, 심미적으로도 큰 안정감을 줬다. 그리고 우리는 '공기'의 중요성을 비로소 느끼게 되었다.

<공기전쟁>은 세계 어느 나라 가릴 것 없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은 대기오염의 현 실태와 '더러운 공기'가 만드는 치명적인 결과를 조명한다. 인도나 중국과 같이 이미 잘 알려진 대기오염의 상징과도 같은 국가 말고도 미세먼지와 각종 유해물질로 폐질환의 위험을 품고 있는 도시는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드넓은 초원 때문에 대기오염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몽골'이지만 수도인 울란바토르는 지형적인 특성과 몽골의 다른 도시 대비 높은 자동차 보유 인구, 정부의 정책이 함께 어울려 심각한 대기 공해로 고통받고 있다. 발전한 만큼 공기, 수질, 토양 등 다양한 환경분야에 대한 법적 규제를 갖추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개발이 한창인 국가는 오히려 환경오염에 취약하다. 국가와 국민들이 환경에 대해 지니고 있는 인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실제로 친환경적인 규제를 갖추기가 어렵다. 개발이 우선시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수십 년 동안 세계 곳곳의 대기오염을 연구하고 해결방안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찾아낸 '공기'의 현주소를 낱낱이 전한다.

한국 땅에 살아가면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대기오염 또한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했지만 일부 국가들이 겪고 있는 사건들은 '재앙'적인 수준이었다. 인도, 중국, 에티오피아 등의 국민들은 다른 국가의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폐 기능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저하된 상태였다. 문제는 그들이 거의 태어나자마자 폐기능의 저하와 같은 심각한 문제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수십억 번은 들이마셔야 하는 필연적인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별 다른 문제를 겪고 있지 않는다고 해서 대기오염 문제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서는 안된다. 대기오염은 기후위기만큼이나 인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훨씬 더 강력하고 심각하고 또한 더 빠르게 영향을 주는 현상이다. 더러운 공기를 마시는 것이 인류에게 생존이 달린 '전쟁'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는 하루빨리 움직여야 할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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