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거짓말을 한다 - 구글 트렌드로 밝혀낸 충격적인 인간의 욕망, 개정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지음, 이영래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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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가정에서 아직 어린 학생인 여자아이에게 육아용품 추천 리플렛이 발송되어 아버지가 해당 회사에 크게 화를 내는 일이 있었다. 새파랗게 어린 여자 아이에게 무슨 짓이냐며 엄청난 분노를 쏟아내었지만 아이는 임신한 것이 맞았고 회사는 조금 억울한 일을 당한 셈이었다. 그렇다면 육아용품 회사는 어떻게 학생이 임신한 것을 알았을까. 그녀가 최근 몇 달 동안 검색한 목록은 임신한 여성들이 주로 찾는 단어들이었고 회사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추측이자 마케팅 활동을 한 것이었다.

이름을 적는 칸이 없는 익명의 설문에서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튀지 않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어보이는 답변을 하려고 한다. 이를테면 누군가를 죽이고 싶었던 적이 있냐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실행하는 설문조사나 투표 등의 시장 조사 활동에서도 사람들의 '진짜' 마음은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대신 어렵게 설문조사 항목을 만들고 링크를 뿌리거나 길거리에 나가 설문지를 나눠주는 일을 하지 않아도 보다 '솔직한' 생각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검색어'를 뒤져보는 방법이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억 건의 검색 키워드 데이터가 쌓이는 검색 포털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설문지이다. 그 어떤 심리학자가 설계한 설문지보다 정교하고, 솔직하고, 때로는 적나라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한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검색, 클릭, 유입, 체류 등 우리가 인터넷과 모바일 공간 속에서 벌이는 모든 활동들이 보여주는 무서울 정도로 적나라한 속마음과 의도를 연구하는 책이다. '익명성'이라는 인간의 가장 추악하고 무서운 무기 앞에서도 본심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조차 검색어를 속일 수는 없다. 성인사이트의 검색 목록을 통해 인간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흥미롭고, 충격적인 성적 취향을 지니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뉴스 기사의 단어를 분석하면 해당 지역의 정치 성향이 어느 쪽으로 편중되어 있는지, 또는 소수자들이 억압되어 있는지, 자유로운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단순히 단어와 검색 목록의 정렬만으로 말이다.

때문에 책은 무척이나 무섭기까지 하다. 성(姓), 정치 성향, 윤리 등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주제에 대해 사람들이 실제로 품고 있는 다양한 생각들을 아주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의미를 지니는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그 어떤 마케팅 기법보다도 정교하게 사람들의 의중을 파악하여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소구 포인트를 찾아 타겟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데이터가 지니는 영향력이 거대해지는 세상 속에서 데이터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객관적으로 전략적으로 데이터를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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