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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머니 - 화폐의 최후
브렛 스콧 지음, 장진영 옮김, 이진우 감수 / 쌤앤파커스 / 2022년 10월
평점 :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는 막대한 양의 돈을 풀었다. 중앙 정부와 국책은행은 그렇게 풀어댄 돈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정책을 실행했겠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실체가 없는 돈은 세를 불려 다양한 자산 시장으로 흘러갔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거품에 가까울 정도로 불어났던 자산과 화폐의 형체가 어떻게 사라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듯 하다. <클라우드 머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이전과는 또 다른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 금융권과 신용, 금융 시장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금융 환경 변화와 더불어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 정책 등을 고루 소개한다. 미래의 금융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싶은 사람이 접근하기 쉬운 구조로 되어있다. 또한 기술, 철학,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분석이 생각보다 깊다. 암호화 화폐, 블록체인과 같은 현재 시대의 자산, 화폐의 형태뿐만 아니라 물론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시대에 맞춰 미래 경제를 낱낱이 살피는 느낌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금융 시장의 위기 또한 잠시 조명한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국가 부채는 코로나19를 대처하기 위한 양적완화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실시한 양적완화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미래적인 논의가 함께 곁들여져 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단 4~5개월 만에 실업자의 수가 550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15년 이후부터 수면 위로 떠오른 '기본소득'에 대한 견해를 통해 미국의 자본주의 체계와 유사한 형태를 표방하는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방향성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돈을 만지는 분야는 돈을 번다. 때로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얻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돈이 몰리는 곳에는 기술이 함께 한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자본의 흐름을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결국 금융의 미래는 핀테크가 될 것이다. 은행 업무뿐만 아니라 증권, 채권 거래 등도 온라인 플랫폼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안정성, 신뢰성 등을 이유로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늦어졌던 금융 분야도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래의 핀테크는 비용 절감, 사용자 경험, 접근성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다. 로보 어드바이저라 불리는 자산 관리 및 주식 투자 프로그램이 도입된지도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다. 미래에는 정말로 인간 자산관리사가 필요 없어질지도 모른다. 그들이 받아 가는 막대한 비용에 비해 거래의 처리 속도, 사용자 편의성이 증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거래를 일 단위, 분 단위, 초 단위를 넘어 컴퓨터의 처리 속도 단위로 처리하는 시대가 되었다. 금융 거래는 속도와 정확성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로봇이나 인공지능은 이 모든 것을 0에 가까운 한계비용으로 처리해 준다. 인터넷 및 모바일 사용에 익숙한 MZ 세대가 미래의 주축 세대가 되면서 사용자 경험과 접근성은 금융 업계에서마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전 세계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국가의 부채이다. 자료마다, 조사 기관마다 조금씩 수치가 다르지만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한번 거대한 자본을 시장에 풀어냄으로써 미국은 약 27조 달러 정도의 부채를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달러를 찍어내는 국가이기에 강대한 미국이지만 이미 미국은 부채 비율이 그리스, 일본 등에 이어 몇 GDP를 넘어선 국가가 되었다. 실업자가 단 기간에 수천만 명 이상 증가한 현재의 상황에서 미국이 경제 위기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는 전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불어 중국과의 경제 전쟁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미국이기에 둘 간의 대립은 미국에 막대한 피해를 안겨줄 것이다. 특히나 미국의 경제 상황에 탄력성이 떨어지는 한국 경제의 경우 급격한 위기를 맞게 될 수도 있다.
금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포괄적으로 다룬 느낌이다. 특히나 기술 동향, 미국 및 유럽의 동향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무척이나 집중할 수 있었다. 결국 금융이 세계를 이루는 현대의 사회이다. 기술, 정치, 사회 모든 것들이 금융으로 모인다. 금융이 만들어내는 기술, 사회적 '파생상품'의 미래를 한눈에 살피며 미래를 준비하는 날카로운 시각을 기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