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븐 파워 - 위대한 기업이 되는 7가지 전략
해밀턴 헬머 지음, 유지연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8월
평점 :
코닥은 필름시장을 압도적으로 선도하던 기업이었다. 사진이라는 단어의 상징과도 다름없었던 코닥은 자신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필름"이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하며 오랜 시간 제왕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디지털카메라가 나온 후 코닥은 누구보다 빠르게 쇠퇴의 길을 걸었다. 인화 과정, 저장 용량, 화질 등 그 어느 부분에서도 디지털카메라를 따라갈 수 없었던 코닥은 빛나던 과거를 뒤로 한 채 사라져갔다. 조금 놀라운 것은 사실 디지털 사진 기술은 이미 코닥 내부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연구가 진행됐고 상용화도 가능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그저 자신들이 일궈놓은 영광에 가려져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선도할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이처럼 인생의 흥망성쇠보다도 예측하기 어렵고, 변동이 큰 것이 기업의 흐름이다. 세계 시가총액의 TOP 50위를 살펴보면 20년과 10년을 비교했을 때, 그리고 10년 전과 5년 전을 비교했을 때 각각 엄청난 차이를 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에너지 기업, 중화학, 제조업 등 막대한 자본력을 투입해야 하는 기업들이 엄청난 시총을 자랑했지만 그들은 10년 뒤 수십 계단을 내려갔다. 대신 디지털기술로 무장한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여 이전의 TOP 50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며 높은 시총을 보였다. 그리고 또 다시 5년이 지난 후 같은 IT 기업 안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빠른 성장을 자랑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이렇듯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는 뭘까. 그리고 기업이 점점 더 가치 있는 비즈니스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투자자이자, 경영 컨설턴트, 그리고 스탠퍼드 경영대학의 교수인 해밀턴 헬머는 7가지의 "파워"가 기업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인이라고 한다. <세븐 파워>는 경영학이든 마케팅이든 자기계발서든 어디선가 한번씩 들어본 듯한 익숙한 단어로 기업의 성공과 실패 요인을 분석하는 책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저자는 단순히 정성적인 논리로 기업의 성공 동인을 이야기하지 않고 보다 수학적인 해석을 전한다. 더불어 기존의 상투적이고 진부한 사례가 아닌 자신의 투자에 얽힌 비하인드를 통해 우리가 흔히 아는 기업들이 어떻게 대박을 터뜨리고 몰락했는지를 흥미롭게 설명한다.
넷플릭스의 가파른 성장세를 분석한 책은 많다. 자유롭지만 동시에 높은 기준치를 지닌 근무 환경, OTT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오리지널 시리즈 등 다양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 "규모의 경제"라는 단어가 어울릴까? 조금은 어색해보이지만 저자는 가치를 더욱 파괴적으로 만드는 이른바 "파워" 중 하나로 규모의 경제를 제시한다. 3,000천 만 명 정도의 초기 구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라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들 때 구독자 1명 당 투자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 넷플릭스가 100만 명 정도의 구독자 정도만 확보할 수 있었다면 그들의 오리지널 시리즈는 나오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처럼 규모의 경제는 흔히 말하는 제조업 분야가 아닌 의외의 사업 영역에서 파괴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와 같이 7가지의 "파워"를 다양한 기업의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진부한 단어에 지루함을 느끼려는 찰나, 쏟아지는 흥미로운 이야기는 오히려 다시 독자의 눈길을 끈다. 여기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개념까지 더하며 기업과 나아가 경영인이 지녀야 할 파괴적인 태도를 제시한다. 이는 독자이자 세상에 대한 투자자로서 우리의 시각을 한층 더 발전시켜주는 동기로 작용할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