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있는 음악책 - 내 삶을 최적화하는 상황별 음악 사용법
마르쿠스 헨리크 지음, 강희진 옮김 / 웨일북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음악은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노랫말 없는 삶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그 옛날 소니의 워크맨부터 MP3 플레이어, 스마트폰의 스트리밍 어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음악을 24시간 우리 곁에 두려는 노력은 멈출 줄 몰랐고 이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세상과 잠시 거리를 둔다.

길을 걷다 마주치는 수많은 개인들은 각자 어떤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살아갈까. 그보다 나 스스로는 어떤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을까. 하루에도 몇 시간씩 듣는 음악이지만 3분마다 바뀌는 음악 플레이리스트가 매순간 자신의 기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쉽게 알아차리지 못한다. 또한 자신이 얼마나 음악에 깊이 파묻힌 삶을 살고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음악이 실로 "마약"처럼 강력한 화학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깜짝 놀라게 될지도 모른다.

<쓸모 있는 음악책>은 음악이 대중 문화와 인간 사회 전반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 등을 14가지의 질문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살펴보는 책이다. 음악의 "영향력"을 깊이 파헤치고, 음악이 지닌 선한 영향력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는 저자는 음악에 대해 평범한 사람들은 쉽게 떠올리지 않는 질문들을 통해 색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귀를 찢어버릴 것 같은 아이폰의 알람 소리 대신 콜드 클레이의 가슴 벅찬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이득을 주는지, 장조와 단조에 대한 대중의 흔한 오해는 무엇인지 등 시시콜콜한 질문부터 제법 무거운 질문까지 그 종류는 무척 다양하다.

저자는 음악에 대한 연구는 예전부터 상당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덕분에 저자가 던진 14개의 큰 질문과 큰 맥에서 뻗어나온 수많은 질문들은 조금만 살펴보면 이미 답이 있는 것들이 많다. 심리, 사회, 철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 걸쳐 음악을 통해 인간을 탐구하고자 한 선대 연구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하나의 질문에 대해 깊이 있고 진득하게 오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부족하기도 하다. 음악의 대중성과 영향력을 보다 "널리", "많이" 전하기 위해 다양한 사례를 조명하는 것은 좋으나 심리적/사회적 논의를 깊이 있게 풀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음악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통해 음악을 우리 실생활에 한걸음 더 위치시켰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덕분에 집중할 때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하는지, 연인과의 다툼에서 음악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등 살다보면 한 두 번쯤 떠올릴 만한 고민들을 음악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저자의 의중처럼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강력한 예술적 마약인 음악이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기를 기원해본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