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배우는 조선 왕실의 신화 한빛비즈 교양툰 15
우용곡 지음, 전인혁 감수 / 한빛비즈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격한 유교 사회였던 조선 시대, 그것도 왕실에서 민간의 "신"을 모셨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다. 민간 신앙의 신뿐만 아니라 고대 중국에서 기원한 "신화"를 바탕으로 풍년을 기원하고 질 좋은 옷감이 나올 수 있도록 백성들을 교육한 것은 조금 더 놀라운 사실이다. 중국 땅의 공자와 맹자 말고는 아는 것이 없는 줄 알았던 조선시대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 조선시대로부터 전해져내려오는 "신화"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만화로 배우는 조선왕실의 신화>는 날씨, 농사, 자연 등 백성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영역에 대해 "신"을 통해 안녕을 기원했던 조선 왕실과 나아가 스스로가 "신"이 되었던 제왕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기원이 조선 땅에서 출발한 것도 많으나 책 속에 담긴 이야기 중 많은 비율이 중국의 신화나 설화에서 함께 기원한다. 중국의 역사 또한 무척이나 오래되었을 뿐더러 조선은 특히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리라. 때문에 "조선" 왕실의 신화임에도 중국식 이름이나 중국의 인물이 상당히 등장하는 점이 눈에 띈다. 신화 속 주인공의 "국적"을 불문하더라도 신화는 결국 백성, 왕실의 전통, 문화, 나라의 안녕 등 치세와 균형을 위한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백성과 왕실의 공통적인 바람인 "번영"이 신화 곳곳에 투영되어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성계와 같이 조선 개국 초기의 선왕이나 위대한 공신, 장군 등 귀감이 되었던 인물들을 "신격화"한 것을 함께 엿볼 수 있다. 민간신앙과 토속신앙에 보다 많이 기대었던 과거, 영웅적인 행적을 남긴 인물들을 통해 후대 사람들은 더 나은 정치를 꿈꾸었고 안녕을 바란 것이다. 여기에 조선 왕실에서 이러한 신화를 어떠한 방식으로 차용하고 모셨는지를 글과 함께 자세히 풀어낸다. 각각의 신화를 설명하는 것은 사실 그렇게 길지 않지만 내용을 보충하는 상세한 설명과 함께 신화가 지닌 의미를 갈무리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도서관에서 가끔 찾아봤던 한국 설화 등을 다시 보는 느낌이라 색다른 감흥이었다. 예전에는 모두 외우고 다녔던 한국 신화 속 인물들을 다시 찾아보며 우리 땅에도 북유럽이나 이집트 신화만큼이나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특히 최근 우리의 신화를 모티브로 한 컨텐츠가 활발히 제작되는 가운데, 상당히 반가운 이야기도 마주할 수 있다. 모쪼록 한국에서도 옛 신화를 주제로 한 컨텐츠가 보다 활기를 띠었으면 하 는 바람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