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투 원 (리커버) - 스탠퍼드대학교 스타트업 최고 명강의
피터 틸.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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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피터 틸을 백만 장자의 반열에 오르게 만든 것은 '페이팔'이었다. 처음에는 전용 단말기를 통해 인터넷으로 결제나 거래 대금을 주고 받는 것을 기획했지만 썩 좋은 생각이 아니었고 이메일을 통해 새로운 결제 방식을 만든 셈이 되었다. 마침 불어닥친 닷컴열풍과 적절한 비즈니스 전략은 페이팔의 가치를 어마어마하게 만들었고 피터 틸과 일론 머스크는 그렇게 백만 장자가 되었다. 이후 피터 틸은 페이스북, 구글 등의 초거대 기업의 초기 투자자가 되었다. 결국 피터 틸을 백만 장자, 나아가 억만 장자로 만들어 준 것은 바로 인터넷 세상이었다. 그렇기에 컴퓨터 세상의 절대적인 언어 0과 1은 그에게 보다 특별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덕분에 피터 틸은 0과 1을 통해 비즈니스 세계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창조와 모방, 창조와 승리라는 비즈니스 전쟁의 주요한 원칙을 말이다.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은 오직 단 한 번뿐이고, 나머지는 그저 모방일 뿐이다. 0에서 1이 되지 않으면 비즈니스에서 진정한 승리란 없고, 이미 있는 1을 모방하는 것은 1에서 N이 될 뿐이다. 애플, 구글 등은 바로 천지가 개벽하여 0에서 마침내 1을 탄생시킨 위대한 기업이다. 그들이 지금 세상을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제로 투 원>은 사실 꽤나 오래된 책이다. 지난 2013년 자신의 모교인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스타트업 창업을 강의하던 피터 틸은 "진짜" 비즈니스를, "진짜" 창업을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있었다. MBA니, 경영학이니 이론적으로 배우는 많은 것들은 스탠퍼드라는 명문대 학생들이 세상에 나가서는 거진 쓸 수 없는 잡기에 가까웠다. 스스로가 억만장자였던 피터 틸이 경험했던 비즈니스의 냉담하고 동시에 정열적인 이야기는 학생들을 사로잡았고 그중 한 학생이 열정적으로 적어낸 필기에 영감을 받아 저자는 <제로 투 원>을 기획하게 되었다.



피터 틸은 "1"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1은 단순히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발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모방 불가능하고, 독특한 가치를 지니며,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가질 수 있는 무언가를 뜻한다. 예를 들어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정말이지 "독보적인" 위치를 지니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독점기업들은 교묘하게 자신들의 독점 사실을 숨긴다. 구글 또한 검색 시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독점 기업에 가깝지만, 광고 시장에서는 그저 큰 플레이어 중 하나일 뿐이다.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기술기업이라는 측면에서는 그저 차고 넘치는 회사 중 하나일 뿐이다. 때문에 구글은 자신들이 "기술기업"이라는 이야기를 들어 미국 정부 당국의 제제와 규제를 교모히 넘어간다. 동시에 구글은 "단 하나"밖에 없는 기술과 특허권을 지니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것이 100년 후에도 구글을 군림케 할 위대한 밑거름이 될 것이기에.



반면 실제로는 독점적 지위는 커녕 발에 밟히는 수많은 기업 중 하나인 그저 그런 회사들은 괜스레 "독점"을 강조한다. 자신들이 특정 분야에서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그저 잘못된 프레임 설정과 사업 영역 해석으로 성장의 기회를 날릴 뿐이다. "1"이 되는 것은 생각보다 강력한 힘을 지닌다. 때문에 "1"이 된 기업들은 그 사실을 숨기며 또 하나의 "1"을 만들기 위해 조용히 전진할 뿐이다.



저자는 세계적인 투자자이기도 하다. 덕분에 스스로가 창업을 하며 경험했던 이야기도 있지만 투자자로서 소위 "대박"을 터뜨린 회사를 봐온 경험이 더 많다. 1,000개의 회사에 투자를 하면 그중 하나가 벤처캐피탈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준다. 10개 정도는 소소한 성공을 거두고 나머지는 실패한다. 냉담하고도 무서운 이야기이다. 스타트업을 꿈꾸는 이라면 그래서,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더 강력하게 작용하는 기하급수의 법칙과 전쟁과도 같은 비즈니스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방법들을 차근차근 설명하기 때문이다.



"1"이 되어야만 하는 이유, <제로 투 원>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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