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과학의 모든 역사 - 인간의 가장 깊은 비밀, 뇌를 이해하기 위한 눈부신 시도들
매튜 코브 지음, 이한나 옮김 / 심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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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뇌를 곧잘 기계에 비유했었다. 고도로 발달된 계산기나 전신망, 때로는 컴퓨터에 빗댔다. 지구상에서 가장 고등한 생물의 뇌로 만들어낸 기계이긴 했지만, 뇌는 5억 년의 시간 동안 진화한 우주에서 가장 정교한 시스템이었다. 우리의 뇌를 하등한 "기계"따위로 이해하려 했기 때문일까. 인류는 아직까지 인간의 마음이, 의식이, 표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깊은 심연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저 옛날, 그리스로마 사람들이 별자리를 보고 신화를 만들어내던 시기에 비하면 인간의 뇌는 상당 부분 비밀을 드러냈다. 당시에는 머리가 아닌 심장이 생각과 마음을 만든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개구리나 작은 포유동물을 해부하다 마침내 인간의 몸을 처음 해부했을 때에 비하면, 지금은 생각의 근원을 찾기 위해 fMRI 검사를 실시한다. 2천 년 전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심지어는 1950년대를 살던 사람의 관점에서는 오늘날 뇌 과학은 인류 역사상 가장 어려운 미션에 거의 다다른 듯 하다. 뇌를 완연히 파헤치는 것.

 

그럼에도 "뇌"라는 에너지 먹는 하마는 너무도 복잡하다. 저명한 학자들은 저 멀리 태양보다도 거대한 항성보다 뇌가 더 복잡하다고 말한다. 인간의 현재 연구 수준으로는 뇌를 통합하는 이론이나 대분과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뇌 과학 연구는 세세한 분과 단위로 진행되어 연구가 더욱 더디다. 아쉬움이 담긴 학자들의 푸념이나 넉두리의 이유는, 그렇다. 인간의 뇌가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3천 년 가까운 뇌 과학 연구의 역사는 되려 눈부신 발전의 증명이다.

 

<뇌 과학의 모든 역사>는 1950년까지의 과거, 오늘날까지의 현재, 그리고 뇌의 심연이자 미래를 대통합하는 역사서이다. 뇌 과학은 아직도 대통합을 이루지 못했지만 마음의 기원이 심장에서 뇌로 옮겨온 과정과 뇌 과학의 숱한 오해와 다시 찾아낸 진실, 의식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뇌에 대한 탐구뿐만 아니라, 사실 가장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 여겨지는 "과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숱한 오류와 반증의 역사였다. 더구나 당최 볼 수가 없는 인간의 마음이었다. 그 근원이 머리 위에 붙어 있는 뇌라는 것이 분명해졌다한들 뇌조차 들여다볼 수 없었다. 때문에 보이는 것에, 그러리라 믿는 것에 치우쳤던 "상식"들을 하나씩 부수고 또 다른 정론을 만든 것은 사실 인간 투지의 승리인 셈이었다.

그렇기에 저자는 인간이 마침내 뇌의 모든 비밀을 마침내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지만, 고대에서 180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의식"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불과 150년 만에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파고들면 들수록 복잡한 뇌이지만 인간이 스스로의 마음을 온전히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는 과학도 기술도 아닌 인간의 호기심과 투쟁심이 남아있을 것이다.

호기심과 투쟁심의 승리, <뇌 과학의 모든 역사>였습니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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