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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이 무기다 - 불가능을 깨고 최고 성과를 이끄는 위대한 기술
스티븐 코틀러 지음, 이경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금 더 어렸을 땐 자기계발서를 자주 읽고 선호하는 편이었다. 책에 나오는 성공 신화를 보면 언젠가 똑같이 괜찮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란 환상에 도취되는 기분이 들었고, 기본적으로 흙수저가 특별한 노력으로 성공하는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이기도 했으니까.
그러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인문학이나 경제, 과학기술 서적들을 더 자주 접하게 되면 자연스레 자기계발서는 상당히 밀려났다. 정확히는 열정, 집중, 몰입, 목적, 목표를 강조하며 인생을 개조하는 이야기를 봐도 독자인 나의 끈질긴 노력이 없다면 내 인생은 그토록 드라마틱하게 변하진 않는 듯 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을 더 아끼고 사랑하게 되었으며, 경제에 대한 관념도 변하였고, 생각보다는 행동을 그래도 조금 더 하려고 노력하는 등 변화는 충분히 있었다. 그럼에도 드라마틱한 변화를 느낄 수 없는 자기계발서보다는 교양과 상식, 지혜를 넓히고 싶었다.
그러다 실로 오랜만에 자기계발서를 펼쳐 보았다. '신경과학'이라는 말에 끌려서였다. 아무래도 본인은 그간의 책 속에 등장하는 어마어마한 투지의 소유자들과는 다른 평범한 사람이었기에,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삶을 개조하고 싶었다.
<멘탈이 무기다>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대대적으로 공표한 '몰입'이라는 특별한 상태를 중심으로 인간이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이룩할 수 있는 방법론을 설명한다. '목표', '목적', '몰입', '열정', '투지', '창의성', '혁신' 등 저자가 전하는 키워드 자체는 이제는 너무나 식상해진 이야기들이다. 사실 '성공'에 이르는 길은 아마 5천 년 쯤 전의 선조들이나 200년 쯤 전의 위인, 현대를 살아가는 세계적인 부호들, 나아가 500년 후의 성공적인 인물들 모두에게 똑같을 것이다. 위대한 일을 위해서는 99%의 범인들은 결코 엄두도 내지 못할 위대한 노력을 수십 만 번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내심 괜찮은 삶을 꿈꾸며 위대해지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은 많고 그 중 대부분이 실패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더 쉽고 괜찮은 방법을 끊임없이 찾을 뿐이다.
책은 그 뻔하디 뻔한 이야기를 뇌의 힘을 빌려 소개한다. 재밌는 사실은 전두엽과 측두엽이 옛 위인들의 위대한 행보를 이끌었다는 사실이다. 거대한 목적과 목적에 이를 수 있는 세부적인 목표를 단단히 설정하면 뇌는 피로감을 덜 느끼고 회복력이 높아진다. 하루의 30% 정도 되는 '멍 때리는' 시간에 인간의 창의성은 더 없이 높아진다. 5천 년 전부터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들은, 당시에는 뇌의 힘이 아니라 그저 '이렇게 하니 좋더라' 정도의 경험담이었지만 이제는 확실히 과학적 근거가 있는 '진리'가 되었다. 그럼에도 물론, 이제껏 몸이 편하고 뇌가 편한 '평범한' 인생을 살았던 사람들이 훌쩍 변할 수는 없다. 저자는 여기에 뇌가 점차 새로운 삶에 적응할 수 있는 단계적 방법을 제시하고 사람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단계별로 나타나는 결과를 제시한다. 하루에 하나. 딱 하루에 하나씩만 변화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나태해지면 이내 마음을 다잡으며 1년에 30%씩이라도 변할 수 있도록.
결국 어제와는 다른 삶을 살며 성공의 길로 조금씩이라도 가려면 본인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신경과학이라는 말은 다만 체계적인 도움을 줄 뿐이고, 힘이 들 때 잠시 위안을 삼을 수 있는 도구이다. 허나 그 도구는 분명 경험에 의존해 말을 전하던 책과는 달리 큰 힘이 된다. 덕분에 오랜만에 꽤나 재밌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