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시티 Rome City - The Illustrated Story of Rome
이상록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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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르네상스는 이탈리아 반도를 예술의 분화구로 만들었지만 르네상스가 마냥 행복한 시기는 아니었다. 당시 해상무역의 중심지였던 이탈리아 반도의 몇몇 공화국은 거대 가문을 앞세워 로마의 옛 영광스러운 흔적을 재현하려 했다. 허나 이미 '신' 그 자체가 되어버린 교황과 교황청은 유럽 전역을 자신의 손아귀에 두려 했고 가문들과 대립각을 세웠다.

로드리고 보르자, 보르자 가문 출신으로 알렉산데르 6세라 불린 이 교황은 무너진 교황령을 다시 세우기 위해 군사적인 행동을 개시한다. 그가 훗날 가장 악명 높은 교황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그뿐만 아니라 유력한 가문에서는 교황을 배출하기 위해 무력과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고 피렌체, 나폴리 공국 등의 주요 도시를 둘러싼 이권 다툼을 치열해져만 갔다.

이탈리아 반도 전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역사에 길이남을 예술가와 정치가, 철학자들이 나온 것은 실로 아이러니하다. 미켈란젤로는 이미 숱한 업적을 남기고 있었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또한 위대한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었다. 물론 그들에게도 시련을 있었다. 가문과 가문, 교황과 가문간의 다툼은 예술가들을 정처없이 떠돌게 했다. 시대는 예술가를 낳았지만 예술가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제공해주지 못했다. 유력 가문의 명을 받아 작품을 만들다가도 세력이 교체되어 떠나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그런 시기에도 르네상스가 '재생'의 시대라 불린 것은 영감과 예술의 혼이 살아넘치는 시기였기에 가능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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