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시티 Rome City - The Illustrated Story of Rome
이상록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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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마의 개선문 중 가장 유명하고 인상적인 것을 고르라면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그것을 떠올릴 수 있다. 콘스탄티누스가 정적을 무찌르고 새로운 일인자가 된 것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개선문은 사실 로마가 겪었던 동족상잔의 비극을 상징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황제, 훗날 대제라 불리게 될 존재를 위한 개선문치고는 그 형태가 조악했다. 기존의 작품에서 조각들을 공수해 붙였고 나머지는 불완전하게 처리했다. 당시 로마의 국력이 얼마나 쇠했는지를 나타내는 치명적인 표식이었다.

비잔티움 제국, 즉 동로마 제국은 '하나의' 로마 제국에 버금가는 영광을 한번도 누리지 못했다. 강성해진 이슬람 제국들에 의해 영토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었고 결국 오스만 제국에 의해 콘스탄티노플마저 함락되고 만다. 콘스탄티노플은 이름마저 이슬람식인 이스탄불로 바뀌고 만다. 콘스탄티노플이 이슬람 제국의 중심이 되자 그리스도교는 이교가 되었다. 허나 하기아소피아는 술탄의 입장에서도 차마 부술 수 없는 아름다운 건축물이었다. 때문에 하기아소피아는 내부에 묻어 있는 그리스도교의 색채를 회반죽을 덮고 회당 밖에 4개의 기둥을 세워 이슬람 사원으로 변신했다. 그럼에도 바뀐 것이 거의 없었다. 판테온처럼 예술은 종교와 국경을 넘어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전하는 법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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