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시티 Rome City - The Illustrated Story of Rome
이상록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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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마가 유일신의 국가가 된 이후에 많은 예술품들이 사라졌다. 종교적인 이유에서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흔히 볼 수 있듯이 후대인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조상들의 유산을 망가뜨리고 부수었다. 때로는 집을 지을 벽돌이 없어 신전의 기단을 빼기도 할 정도였으니. 로마 또한 숱한 흔적들이 사라졌지만 '만신전', 판테온만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독교 공인 이후 '이교도'의 상징이나 다름없던 만신전을 그대로 둔 것은 무척이나 아이러니하기까지 하다.

기원전 최초로 지어진 판테온은 몇 차례 소실되어 기원후 120년 경 하드리아누스 황제에 의해 새롭게 재탄생한다. 직경 42m에 달하는 돔은 향후 천 년이 넘도록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반구 형태의 구조물이었다. '오쿨루스'라 불리는 중앙의 원을 통해 빛은 수천 년 동안 같은 자리를 비추었고 도저히 과거의 기술력이 믿기지 않는 아름다움은 후대에 숱한 영감을 주었다.

건축물의 높이는 이후 등장할 성 베드로 성당이나, 피렌체의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등이 더 높았으나 돔의 직경은 판테온을 앞서지 못했다. 기술력의 문제라기보다는 미켈란젤로 등 후대의 예술가들이 어린 시절 영감을 준 판테온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았을 가능성도 낮지 않다. 7세기 경 기독교의 상징물이 되었지만 판테온은 그 옛날 신들의 수도로 만들었던 위용을 뽐내고 있었고 경외심의 상징으로도 굳건히 남게 된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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