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시티 Rome City - The Illustrated Story of Rome
이상록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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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마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황제가 군림하는 장소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드높은 신성이 미치는 곳이기도 했다. 기독교 공인 이후 황제의 권위가 차츰 약해지고 유럽 전역이 '중세'라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자 교황은 신의 신성한 대리인이 되었다. 황제조차도 교황의 권위에 도전하지 못했던 순간이 많았다. 물론 교황 또한 황제와의 힘 겨루기에서 패배하여 굴욕을 당한 일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로마에는 교황이라는 신의 대리인이 존재했음이 사실이다.

약 30만의 신이 존재했던 다신교 제국이었던 로마가 갑작스럽게 기독교를 공인했던 까닭은 학자들조차 다양한 추측으로 남겨둘 뿐이다. 로마를 강성하게 만들었던 '다양성'은 종교에도 적용되었다. 다만 사회를 문란하게 하거나 지나치게 선을 넘은 종교적인 행위 등을 규제했을 뿐이다. 때문에 기독교 초기 로마 제국에서 가했던 무자비한 박해에 대해서도 저자는 사실이 아닌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콘스티아누스의 기독교 공인까지 박해로 희생당한 사람은 만 명이 채 안 되었을 것이며 그 기간은 수백 년에 달한다. 로마의 황제는 직접 기독교도라는 이유만으로 신고당한 이에게는 죄를 묻지 말고, 법도에 정해진 규율로 처벌하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로마는 다양성을 받아들였기에 기독교 또한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고 모종의 정치적 이유로 콘스탄티누스 대제 때 마침내 박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기독교 공인에는 로마 제국의 쇠락 또한 한몫을 했을 것이다. 강성했던 옛날과 달리 주변국의 침략이 잦아졌고 국력이 저물자 믿고 의지할 존재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신앙은 이후 비잔티움 제국 멸망에도 끝나지 않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로마 땅에서 시작된 거대한 물결이 이토록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그 옛날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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