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업하는가 - 숱한 밤과 싸워야 할 오늘의 젊은 사업가들에게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김지영 옮김 / 다산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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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나모리 가즈오 경영 철학 3부작의 마지막, 전작들에서 '일'과 '리더'의 참뜻을 설파했다면 마지막으론 사업의 숙연한 뜻을 밝힌다. 출간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전쟁보다 더 전쟁 같고 정글보다 더 정글 같은 사업의 세계에서 여전히 통용되는 날카로운 말들이 가득하다. 적당히 운에 맡기는 인생철학이 아닌, 필사적인 각오로 사활을 거는 강렬한 철학. <왜 사업하는가>이다.

<왜 사업하는가>에서 이나모리 가즈오는 결코 나약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최근 들어 덕(悳)과 인(仁)을 바탕으로 부드러운 리더십을 강조하는 경영서가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그의 책에는 결코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폭군'과 같은 스타일은 아니다. 다만 '사업'이라는 무거운 단어에 대해 진중한 책임을 다하는 것뿐이다. '날카롭게', '완벽하게', '틈이 없게'와 같은 강렬한 단어는 이나모리 회장이 활발한 현역 활동을 하던 1980년대에나 기업의 기치로 삼을만한 이야기 같지만 실상은 오늘날도 세상을 달라지지 않았다. 세계를 호령하는 일류 기업들의 DNA를 조목조목 뜯어보면 완전무결의 카리스마는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자신이 외과 의사라면 자신의 가족들을 스스로의 손으로 집도하겠다는 저자. 자신의 정비 솜씨를 믿지 못하여 서로가 정비한 비행기를 탔던 옛 일본 항공 업계. 너무나 상관되는 이야기이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순간에도 100%의 완벽함으로 사업에 임하겠다는 저자의 굳은 의지는, 잠시 한눈을 팔았던 현대의 사업가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적당히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생존하다 적당한 투자자를 만나 적당히 돈을 벌고 그만두겠다는 계산.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일본인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죽을 각오'로 임해도 실제의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 비즈니스라는 세계이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십대에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다른 계산 없이 모든 것을 걸겠다는 심산이었다.

실제로 <왜 사업하는가>는 저자의 결연한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들이 가득하다. 성공하겠다는 의지만으로 사업을 궤도에 올리고 모두가 보기에 성공의 반열에 들 수는 없지만, 초인적인 의지가 없다면 사업에 애초에 불가능하다. 자신의 가족뿐만 아니라 회사의 식구들이 모두 자신의 결정만을 바라보고 있는 무거운 상황을 느끼고 인간적인 고뇌, 기업가적 철학, 모험가적 도전을 굳은 의지로 반복해야 하는 리더에게 무형의 에너지는 가장 중요하다. 200페이지 안팎의 짧은 이야기이지만 영감을 주는 이야기로 가득 찬 책은 사업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간접적인 실패와 장벽, 더불어 더없이 거대한 도전 의식을 던진다.

사업을 꿈꾸고 있는 이들이라면 필독을 권한다. 사업의 세계는 결코 만만하지 않다. 세 권의 책에 걸쳐 전해지는 거대한 서막은 사업을 그저 소꿉놀이쯤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절망을 안긴다. 허나 그 정도로 사업을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저자의 초인적인 의지에도 꺾이지 않는 열정의 사업가라면 이 책은 넘어서도 일어설 수 있는 든든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결연한 조언, <왜 사업하는가>였습니다.

* 본 리뷰는 다산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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