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이론 -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거대한 유산
윤성철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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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류에게 물려줄 단 하나의 문장을 정해야 한다면 무엇을 남겨야 할까. 질문이 되었든 명제가 되었든 문장의 끝에 긴 여운이 남아 새로운 생각이 시작되어야 한다. 새로운 담론의 시작이 될 단 하나의 문장. 리처드 파인만의 질문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손들에게 많은 영감을 전한다.



인류를 통틀어 단 하나의 문장을 선택하는 일은 결코 불가능하겠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단 하나의 문장은 아마 남길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7명의 지성이 모였다. 통계학, 천체물리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당한 내공을 지닌 학자들은 오랜 고심 끝에 단 하나의 '이론'을 전하고자 마음먹었다. 4차 산업혁명, 경제 불평등, 코로나19 등 극도로 혼란스러워진 세상에 작은 지혜가 될 생각을 단 하나의 문장으로 싹 틔운다. 저자들이 인상 깊게 읽었던 몇 편의 고전으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시작하고선 담론은 상당히 거대해진다. 공동체, 복지, 마음의 진화와 같은 이야기들. 독자는 단 하나의 이론으로 경험할 수 있는 폭넓은 사고의 바닷속에 푹 빠져 몰입하게 된다.

<단 하나의 이론>은 저명한 학자들이 나름의 생각 속에서 지금 이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사상'과 '이론'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펼쳐낸 책이다. 원자론 속에서 조화와 충돌을 생각하고, 욕구 속에서 행복을, 역학 속에서 당위성을 깨닫는다. 7명의 저자가 각자 진행하는 이야기가 거창한 결론으로 향하지 않더라도 깊이 있는 학문이 이토록 다양한 사고의 범위를 포함한다는 점에 충분히 감탄할 수 있다. 천체물리학을 전공했다 할지라도 진화론과 유전 법칙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을 통해 두 학문을 아름답게 융합할 수 있고, 미생물학자는 생물의 유전자 속에서 철학을 본다. 교양으로 과학을 접하는 독자들에게 적절한 수준의 문장과 난이도, 융합되어 있는 지식 덕분에 독자들은 순수하게 이론적인 교양 과학을 위해서라도 책을 읽을 이유가 충분하다.


넉넉잡아 20만 년쯤 전에 시작된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를 포괄하는 7가지 흥미로운 이론을 통해 과학을 인문학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딱딱하기만 한 '이론'과학이 역사를 관통하는 화살이 되기도 하고, 복잡한 인간계를 설명하는 언어가 되기도 했다. 단 하나의 이론도 허투루 읽을 수 없는 이야기를 통해 인류는 새롭게 시작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방향성을 견실하게 고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9세기 파인만의 질문, 21세기 사피엔스의 대답. <단 하나의 이론>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RHK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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