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심리학 실험실 - 집에서도 할 수 있는 50가지 초간단 심리실험
마이클 A. 브릿 지음, 류초롱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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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솔로몬 애쉬, 필립 잠바르도 등 심리학 역사에 길이 남을 심리학자들과 실험이 간결하게 소개되어 있다. 그들의 실험을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이라 글 자체가 잘 읽히는 편이다. 거기에 저자 나름의 설계를 통해 충분히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심리학 실험을 제시하기에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한 번에 이해되는 점이라고.

- 크고 특이한 것에 끌리는 건 동물만이 아니다?

귀여운 오리들이 사람의 뒤를 졸졸 따르는 사진을 볼 수 있다. 태어나서 거의 처음으로 목격한 거대하고 눈에 띄는 물체에 '각인'되는 특성 때문인데 비단 동물만의 특성이 아니다. 사람 또한 시야에 들어오는 것 중 유별난 것에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세상의 모든 홍보 매체가 화려하고 심지어는 괴상해지는 것도 이와 비슷한 원리이다. 심지어는 동네 빵집에서 사람 다리 길이만한 바게트를 보면 사고 싶어지는 것도!

-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평범한 피험자가 간수와 죄수라는 '지위' 하나만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실험은 너무나 유명하다. 저자는 조모임의 딜레마를 경험할 수 있는 몇 가지 장치를 통해 친구들과 함께 독자들이 잠바르도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일련의 실험 끝에 남는 물음이 하나 있다. 사유하지 않는 것이 죄악이라 말했던 아렌트의 시각에서 인간의 수동적인 역할 관계가 만드는 비정상적인 행동들은 어떻게 보일 것인가?

- 내가 이상한 거 아니지?

단 몇 줄의 선분만으로 멀쩡한 사람을 바보로 만들었던, 주변을 의식하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심리를 이끌었던 솔로몬 애쉬. 우리도 충분히 실험할 수 있다. 평소에 생각하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몇 명의 친구와 함께 작당모의할 수 있다면 우리도 친구 하나쯤 바보로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늘 되뇌이는 자신이지만 막상 내가 바보가 된 것만 같은 상황에서 'No'를 외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역사 속 위대한 실험을 스스로 해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저자는 학자의 역할을 한 차원 발달시켰다. 우리 모두가 실험가가 되는 세상. 물론, '바보 같은' 우리 인간들은 스스로 경험할지라도 여전히 바보일지도 모르겠지만.

* 본 리뷰는 한빛비즈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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