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심리학 실험실 - 집에서도 할 수 있는 50가지 초간단 심리실험
마이클 A. 브릿 지음, 류초롱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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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지리학이 아니라 심리학

땅에서 건물 옥상을 바라볼 때와 옥상에서 땅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거리감은 어떨까? 애당초 인간은 정확한 측정기가 아닐뿐더러 심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 생물이다.

덕분에 1층에서 10층을 올려볼 때는 그다지 멀어보이지 않던 그 거리가 옥상 난간에 올라서면 1.5배쯤 확장되는 무시무시한 경험을 하게 된다. 고소 공포증이 있다면 더욱더! 이정도면 원효대사 해골물 또한 '깨달음'의 경지보다 인지과학의 정수가 아니었을까 싶다.

■ 냉장고를 열면 뭘 꺼내려고 했더라?

무언가를 하려고 방문을 당차게 열고 방에 들어간 순간. 모든 것은 초기화 된다. 마치 영화 포스터 카피처럼. 어제 먹다 남은 케이크를 먹으려 냉장고를 열었는데 애꿎은 콜라만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 다시 소파에 앉으니 드는 생각. 아 케이크!

인간의 생각과 기억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지금 처해있는 환경은 인간의 사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다른 환경에 진입하는 순간, 기억이 인출되는 그 배경이 순식간에 바뀌는 것이다. 그러니 돌아서면 까먹는다는 말에 스스로를 너무 나무라지 말자. 돌아서서 눈 앞에 다른 풍경이 펼쳐지면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다.

심리학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만병통치약인 것 같다. 명쾌하게 풀리는 것만 같다. 하지만 너무나 관념적이었다. 브로카 영역이니 무슨무슨 효과니. 직접 해보면 무슨무슨 효과인지는 모르겠으나 특정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잊어버리지 않는다. 결국 그게 학문의 진정한 목표가 아닌가. 인간을 보다 지혜롭게 만드는 것. 방구석에서 물리학이나 천문학도 실험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 본 리뷰는 한빛비즈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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