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이야기 - 자연에게 배운, 영원히 지켜내야 할 것들
이본 쉬나드 지음, 추선영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북미 아웃도어 시장에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기업의 경영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이윤과 성장만을 추구하던 탐욕스러운 기업이 가득하던 '시장'에 환경, 지구, 보호와 같은 푸른 단어들이 자신들의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존재하는 기업, 파타고니아가 만든 건강한 변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ESG를 천명하는 기업들이 늘어가고 있다. 미지의 바이러스 X였던 코로나19의 창궐이나 올 들어 전 지구를 혼란에 빠뜨린 극심한 열돔 현상 등 한계에 놓인 지구가 스스로를 정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행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검은 물을 태워 이룩한 150년의 문명의 이기는 지구를 46억 년 역사 중 그 어느 때보다 지독하게 몰아붙였고 지구는 위기에 처했다. 이제는 기업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환경과 지구 생태계, 인류의 공존을 위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꾀해야 하는 입장이다. 결코 최초는 아니었지만 최고의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는 파타고니아는 이와 같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전 지구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는 인류의 희망이다.

옷감에 들어가는 목화를 직접 친환경적으로 재배하고 심지어는 환경 보호를 위해 자신들의 옷을 되도록 사지 말라고 말하는 파타고니아의 중심에는 '이본 쉬나드'가 있다. 등반을 위해 태어난 남자, 타고난 등반가이자 서퍼, 환경 운동가인 이본 쉬나드는 십 대 때부터 가파른 절벽을 올랐다. '부랑죄', 이른바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며 특정한 직업을 가지지 않았다는 죄명으로 처벌까지 받았던 그는 자유롭게 암벽을 오르고 오르고 또 올랐다. 유럽의 거대하고 경이로운 자연, 요세미티의 쿼터돔과 같은 도전적인 '자연'과 하나가 되는 과정 속에서 그의 가슴을 울렸던 메시지는 오늘날 파타고니아의 심장이 되었다.

<파타고니아 이야기>는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을 잇는 이본 쉬나드의 자전적 에세이이다. 아니,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한편의 장구한 철학서에 가깝다. 요세미티의 회백색 암벽을 몇 가지 도구와 침낭 하나만 둘러메고 올라 별을 보며 잠들었던 경험, 거친 파도의 요동 속에 물과 하나가 되었던 경험, 스스로가 정교한 암벽 등반 도구를 만들며 자연을 동경했던 경험은 인간의 경험이 이토록 경이로울 수 있나 감탄하게 만든다.

아름다운 비경을 그대로 옮겨 담은 사진과 꾸밈없이 솔직한 문체로 써 내려간 자연 속에서의 삶은 정말이지 모든 이에게 권하고픈 경험이다. 분명 20대의 초반만 하더라도 기업을 '반칙왕'이라 생각하며 자연만을 생각했던 이본 쉬나드가 지구를 위해 거대한 기업을 기존의 규칙과는 반대로 만들어 나갔던 이야기는 지구에 대한 간절한 사랑과 지구에 대한 염려가 묻어나 있다.

표지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자연 '파타고니아'와 같은 지구 그 자체를 지키기 위해 파타고니아는 거대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파타고니아의 시작이 작디작은 암벽 등반 도구를 창업자 스스로 갈고 두드려 만들었던 것처럼 지구를 위한 기업의 움직임 또한 아주 작은 부분에서 시작할 수 있다. 위대한 등반가이자 환경 운동가, 이제는 인류에 작은 희망을 전하는 기업의 창업자였던 이본 쉬나드의 정신이 지구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이들의 마음에 전달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이본 쉬나드와 파타고니아의 시작 그리고 여정, <파타고니아 이야기>였습니다.

* 본 리뷰는 한빛비즈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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