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 - 지구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가장 쉬운 기후 수업
김백민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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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골디락스', 영국 동화 속의 소녀 골디락스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아기곰 수프를 골랐다.

적정한 조건을 뜻하는 대명사가 된 골디락스는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한 조건인 골디락스 조건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태양으로부터 적당한 거리에 떨어져 있고 적당한 온도와 적당한 대기 농도 등, 존재 자체가 '골디락스'처럼 생명체에게 적합한 지구는 현재 인류에게 그야말로 '골디락스'를 선물하고 있다.

알다시피 지구는 엄청난 시간을 간격으로 지구 전체에 얼음이라곤 존재하지 않는 뜨거운 시기와 하얀 얼음별 행성이 되는 빙하기가 교차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류 문명이 농사를 짓기 시작했을 무렵인 약 8,000년 전부터 해수면 상승이 멈추고 유래 없이 긴 간빙기를 통과하고 있는 지구는 다른 생명체보다도 인류가 살아가기 최적인 조건을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오늘의 지구는 자연이 선사하는 최악의 무기인 추위를 감추고 온화한 날씨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일은 그 온화함이 지구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는 날카로운 칼이 될지도 모른다.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유구한 역사의 지구 관점에서 볼 때 기온이 변화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수만 년에 걸쳐 천천히 변화하는 것이라면 당연하다. 지구상의 생명체 중 최초로 지질시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간은 2만년에 걸쳐 진행된 기온 상승을 단 100년 만에 이뤄냈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수만 년에 걸쳐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재의 400pm의 몇 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증가했을 때 육상 동물의 70%, 해양 생물의 96%가 멸종한 시기가 있었다. 산업 혁명 이후 150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은 '고작' 1도 상승했을 뿐이라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 기후 위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자 눈 여겨봐야 할 요소는 '속도'이다.

무엇이 기후 변화를, 정확히는 최소한 인류 관점에서 봤을 때 위기로 향하는 변화를 촉진하고 있을까. 단연 온실효과이다. 메탄가스나 이산화탄소 등의 기체는 사실 지구의 생명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었다. 아주 먼 옛날 지구가 추웠을 때, 지금보다 20%는 어두웠던 태양 덕에 지구로 향하는 태양 에너지가 현저히 적었을 때 오히려 지구의 기온은 높았다. 대기 중에 흘러넘치는 탄소 때문이었다. 이처럼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한몫을 했던 탄소는 오늘날 지구를 위협한다. 자연 상태에서 탄소는 적정한 수준으로 알아서 조절된다. 바다에 녹아들기도 하고, 탄산염의 형태로 오랫동안 암석에 갇혀 있기도 한다. 문제는 인간이다. 탄소를 가득 품고 있던 식물이 변해 형성된 화석연료를 이토록 빨리 사용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탄소를 대기 중에 흩뿌리고 있는 인간은 '속도전'에 열광하는 레이서처럼 죽음을 향한 드래그 레이스를 즐기고 있다. 답을 알아도 멈출 수가 없다. 이미 문명은 탄소를 소비하여 탑을 쌓는 것을.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는 기후 위기를 위한 방안 모색에는 지극히 인색한 인류 모두를 위한 기후 변화 지침서이다. 기후가 변화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 말하며 수십억 년 전의 지구부터 기후 변화의 역사를 추적한다. 어차피 100억 년쯤 뒤라면 지구는 비대해진 태양의 지름 안에 들어 소멸될 것이다. 그전에 스스로 자멸할 것 같다는 점이 문제이다. 요즘 사람들에게 기후 위기는 '인류가 자행한 비극'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인류가 기후 위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자명한 사실이나 그것만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보다 체계적이고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책은 수만 년에 걸쳐 진행된 간빙기와 빙하기의 반복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100년 만에 달라진 기후 그래프를 논한다. 이는 외려 훨씬 큰 자극이 된다. 이대로라면 고생대 페름기 대멸종과 같은 환경이 되리라는 지독한 사실을. 그것도 1세기 안에.

탄소가 온실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왜 탄소를 줄여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스스로가 다수에 속하기보다는 괴짜에 가깝다고 말하는 저자 김백민 교수는 그럼에도 기후 위기라는 인류 모두의 과제에 대해서는 자신 또한 인류의 책임을 묻는 '다수'에 속하는 이유를 자세히 밝힌다. 안타깝고 화가 나는 이야기가 많지만 그 또한 결국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아니던가. 어제보다 단 한 명의 사람이 기후 위기에 주목한다 할지라도 그 변화는 옳은 것이다. 변곡점에 다다르지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변화부터 필요한 법이니.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민들의 의식이 서서히 변곡점에 이를 수 있도록, 그리하여 느림이란 모르는 것처럼 빠르게 달려가는 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도록 모두가 '답'을 찾을 시간이 왔다.

기후 변화는 왜 위기가 되었나?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였습니다.

* 본 리뷰는 블랙피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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