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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경제 - 저성장 시대 고속성장을 이끄는 강력한 경제 패러다임
마오웨이 지음, 이지은 옮김 / 보아스 / 2021년 4월
평점 :

자전거를 타는 것이 건강에는 좋겠지만 이제는 너도나도 즐기는 전동 킥보드를 타고 10분 거리의 회사에서 빠르게 퇴근한다. 매일 닭 가슴살, 밀키트, 샐러드 등 정해놓은 메뉴로 배송되는 음식으로 저녁을 때우곤 마침내 자유시간이 되어서는 넷플릭스에서 하루 종일 오리지널 시리즈를 즐긴다. 주말엔 쏘카에서 커다란 SUV를 빌려 친구들과 멀리 캠핑을 떠난다. 킥보드도 영화 DVD도 자동차도 모두 개인적인 소유는 아니다. 그저 잠시 빌려 쓰거나 일정 기간 동안 쓸 수 있는 사용권을 구입한 것이다. 사람들의 소비 패턴이 확고히 변하고 있다. 여전히 값비싸고 진귀한 물건을 소유하는 것은 멋진 일이지만 굳이 무언가를 가지지 않아도 된다. 필요하다면 모두 빌릴 수 있다. 1년 동안 사용권을 구매하는 데에 큰돈도 들지 않는다. 바야흐로 구독 비즈니스가 전 세계를 강타한 것이다.
<구독경제>는 인류의 생활상을 바꾸어 놓고 있는 구독 플랫폼을 다각도에서 조명한 책이다. 구독 경제의 기초가 되는 경제학적 개념부터 10가지의 구독 경제 모형, 구독 경제가 기존의 사업을 변화시키고 새 시대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소유가 아닌 사용의 시대에 알맞게 등장한 책이다. 한 달에 겨우 15,000원가량을 받고 수만 편의 영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넷플릭스가 현재의 기업 가치를 지니게 되었는지 가끔 궁금할 때가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수억 명의 유료 회원을 보유하고 있어도 수많은 컨텐츠의 사용료를 지불하는 데에 수익을 모두 사용하지는 않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었다. 구독 결제료로만 84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아마존 프라임, 3억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 새로운 OTT 강자로 떠오르는 디즈니 플러스 등 구독 경제는 기존의 실물-소비 경제와 다른 생태계를 확보하고 있다. 한 명의 사용자가 만든 긍정직인 추천과 피드백으로 궁극적으로 수백만 명의 추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 수만 개의 컨텐츠를 제공하지만 실질적으로 주요하게 소비되는 컨텐츠를 파악하여 차등적인 사용료를 지불하는 영리한 사업 전략 등 소유하는 것 하나 없이 모든 것을 사용할 수 있는 구독 경제의 흥미로운 사실이 잔뜩 담겨 있다.
인터넷 기술의 발전은 구독 경제를 가능케한 일등 공신이다. 전동 킥보드를 대여할 때 최초로 운전면허증을 등록하는 기술, 몇 가지의 설문과 시청 패턴으로 1명의 사용자에게 7만여 개의 추천 알고리즘을 제공할 수 있는 알고리즘 기술, 전 세계 어디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접근성과 편의성은 굳이 필요한 무언가를 구매할 니즈를 제거해버렸다. 자동차든, 비행기든, 심지어 하루 팝업 스토어를 오픈할 공간까지도 구비하고 있는 누군가를 찾는 것이 더 편해진 것이다. 재화와 서비스의 자격이 상승하고 경제와 우리의 주머니는 그만큼 두둑해지지 못하고, 정부에서는 적극적으로 기존의 자원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도록 권장하는 다양한 속성의 결합이 오늘날의 구독 경제를 활짝 꽃피웠다. 그 결과 유료 컨텐츠를 일정 금액에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 SaaS, IaaS, 할인을 통한 프리미엄 서비스 등 10가지가 넘는 구독 비즈니스가 모습을 내보이게 된 것이다.
얼마 전 상장한 쿠팡의 로켓 배송이나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 등은 기존의 편의 서비스에 더욱 강력한 편의를 더한 대표적인 모델이다. 미국 전역에 무료로 배송을 해주는 혹할만한 조건을 내건 아마존 프라임을 한번 사용한 고객은 더 이상 아마존 프라임이 없는 현실을 상상할 수 없다. 매력적인 가격과 더 매력적인 서비스는 이내 1억 명 가까운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고, 그들만으로 아마존은 천문학적인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같지만 평균적으로 봤을 때 대부분의 사용자는 자신들이 꽤나 가치 있는 금액을 지불하고 신청한 서비스를 그리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 아마존 입장에선 되려 충성스러운 고객을 오래도록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셈이다.
넷플릭스나 디즈 니스 플러스, 왓챠 등은 빅데이터에 더해 스몰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세부 정부를 완벽하게 파악함으로써 고객의 충성도를 더욱 높인다.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데 큰 힘이 된 빅데이터뿐만 아니라 개별 고객의 제품이나 서비스 소비 패턴을 긴밀하게 분석한 스몰 데이터는 수많은 스몰 데이터를 충분히 분석할 역량만 있다면 오늘날과 같은 맞춤 서비스 시대에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넷플릭스는 시청자가 초기 설정한 데이터와 몇 번의 시청 기록만으로 장르, 연령, 배우, 심지어는 특정 장면까지 시청자에게 딱 맞는 컨텐츠를 큐레이션 한다. 데이터는 계속 업데이트되고 넷플릭스가 부리는 마법에 홀린 고객은 한 달 내내 넷플릭스를 보며 충성심을 드러내거나, 한 달 내내 보지 않으면서도 구독을 해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배송, 배달의 수요가 급증하며 해당 산업군에서도 구독을 통해 매번 비싼 배달료를 내는 대신 플랫폼 내에서의 고정적이 수익을 내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외출이 힘들어지면서 문화 컨텐츠나 영상 컨텐츠 등을 소비하는 구독 플랫폼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소유의 가치가 떨어지며 기존에도 급속히 다가올 사용권 경제가 한층 더 빨리 우리 앞에 다가올 전망이다. 책은 이에 따라 구독 경제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까지 곁들이며 구독 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가히, 이제 구독 경제의 시대가 되었다. 없는 것 빼고 모두 공유하며 즐길 수 있는 무소유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 소유가 아닌 사용의 시대, 무소유로 즐기는 구독 경제의 매력 <구독경제>였습니다.
* 본 리뷰는 보아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