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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1
마유즈키 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4월
평점 :
[작품 소개]
많으나 적으나 연애를 다룬 작품들 중에서 '후르츠바스켓', '너에게 닿기를', 'Love so Life' , '노다메 칸타빌레', '허니&클로버', '브레드 앤 버터'가 제 기억 속에 남고 다시 보고 싶은 것들이었는데요. 잘 살펴보니 순정만화의 왕도를 걷고 있더라고요. 동갑끼리의 사랑이든, 적게는 1~3살, 많아봤자 8살 정도의 나이 차이를 가진, 어느 곳에서나 있을 법한 커플들이 나온다는 것이죠. 물론 커플이 생긴다는 것부터 판타지라고 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큰 도전은 없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고 가장 안전하고 성공하기 쉬운 배에 탄 거죠.
거기서 무모해보일지도 모르지만 28살이라는 나이 차이를 내세운 이 작품은 처음 콜라를 맛본 아이들처럼 깜짝 놀라는 걸 뛰어넘어 뒤로 넘어갈 정도의 충격을 줬습니다;;;
오빠도 아저씨도 아닌, 잘못했다간 아빠라니... 애 딸린 이혼남이라니...?
그런데 계속 읽다 보니 생각이 확 바뀌었습니다:) 왜 그런지는, 그건 계속 글을 쓰면서 알려 드릴게요

표지가 정말 예쁘죠? 우중충할 거 같은 비 오는 날의 아름다운 요소들만 뽑아놨습니다.
앞 표지에 속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 띠지에서부터 풋풋한 고등학생들의 사랑은 아니라고 말하거든요.

또 멋진 훈남인가 하고서 착각할까봐 표지 뒤의 띠지에서 점장의 모습까지 보여주는 친절함...

재채기를 크게 하고, 가끔 바지 지퍼가 열려 있으며 뒤통수에는 탈모증상에 승진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애 딸린 45살 이혼남.
이게 남자 주인공 간략 소개입니다.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왜? 대체 왜???'라는 의문뿐이었죠.
제 친구면 뜯어말릴 거라는 생각과 함께;;;
나이 많은 사람과 결혼한 젊은 사람을 보면 '아, 나이 많은 쪽이 돈이 많은가 보다'하고 어쩔 수 없이 먼저 생각이 드는 게 보통일 텐데요,
그것도 아니니까 그럼 무슨 이유로 이렇게 좋아하나 싶은 거죠.
작가님은 이걸 노리신 걸까요?

"뭐가 냄새 나고 뭐가 멋진지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1권 중 아키라의 대사-
아키라의 이 대사에서도 '그럼 어떤 멋진 점을 찾아낸 건가' 하고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일단 위의 이 장면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점장의 전화번호를 저장하고는 저장된 번호를 보며 얼굴을 붉힌다거나,
옷차림을 신경쓰거나

아무것도 안 발라진 발톱을 보이기 싫어서 양말 벗기 전에 점장을 내보내고 그 후로 페디큐어를 바르는 등의
'사랑을 하는 십대 소녀'의 풋풋함이, 설렘이 나이차가 심하게 난다고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대사 없이 휴대전화를 보고 얼굴을 붉히고 침대로 얼굴을 묻는 3칸으로 된 장면도 좋았지만
직접 이렇게 속마음을 보여주니 그 사실이 더 확실히 다가왔습니다.

짧게만 나온, 아키라와 점장의 첫 만남인데요.
아직은 아키라가 대체 왜 점장을 좋아하게 됐는지 이해는 안 가는지라 뒤의 권에서 좀 더 정확히 다뤄주길 기대합니다.
왜 그런지를 알고 싶어서 단행본을 계속 보게 될 거 같은 작품은 처음 같습니다.

첫 번째 고백을 가볍게 받아들이자 진지하게, 비까지 내리는데 일부러 찾아와서 고백까지 하는 모습에
사랑만 볼 수 있는 아키라 나이대의 특권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이젠 알아 듣고 대답을 해주시겠죠, 점장님?
맨 처음에 말했듯이, 걱정을 하면서 책을 폈는데요.
계속 의문만 더 커지다가 갑자기 다른 의문이 툭 튀어나왔습니다.
그럼, 어떤 게 '맞는 건가'하는 의문.
수려한 얼굴과 출중한 능력에 고운 마음씨까지 탑재한 사람만이 연애대상인,
그동안 제가 본 순정만화들이 정답이라고 누가 정한 적은 없지만
누구나 다 그렇다는 식으로 많이 다뤄졌기에 당연히 맞는 건 이거라고 저도 모르게 답을 내려놓았던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내면'을 보고 좋아한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이미 그림에서부터 샤방함을 과시하고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오히려, 정말 '내면'만을 보는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렇게 다소 극단적이고 모험 같은 남자 주인공을 설정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만화인데 어떻습니까. 굳이 안전한 길로,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얘기를 보는 것보다는 가끔은
이렇게 향신료를 뿌리는 듯한 자극이 있어서 나쁘지는 않을까 하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했습니다.
순정 만화임에도 여성 분들보다는 아무래도 남성 분들이 더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순정을 여자만 본다는 편견마저 깨뜨리시고,
남자'도' 보는 장르로 만드신 것 같아서 여러모로 다양한 시도를 하시는 작가님이 아니신가 합니다.
이 리뷰글은 (주)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