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카페에서 우리가 만난다면
황주리 지음 / 파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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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만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의사가 아닌 화가가 되고 싶던, 어쩌면 뭔가가 되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적 없거나 어쩌면 의사가 된건 누군가를 돕고 싶어서 였던 뉴욕 남자와
세상의 모든 동물들과 식물들이 다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는, 외로웠던 화가인 한국 여자의 사랑을 그린 이 책은 애틋하고 안타깝고 아름다운 사랑을 편지만으로도 가능하다고 느끼게 해주기 충분하다.
문학, 영화, 음악, 미술 등으로 표현하는 사랑의 은유를 읽어보고 싶다면 꼭 이 책을 추천한다.

[공감]
사진으로 본 당신 얼굴의 느낌은 그리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내가 기억하는 건 사실 당신의 얼굴이 아니라 그림에서 맡을 수 있었던 그 영혼의 향기 같은건 아닐지.

한번 밖에 본 적없는 낯선 동양 여자가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다면 병이 아닌지. 친구는 말하더군요 잊히지 않는 존재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라고.

당신과 함께 그곳에 가고 싶습니다. 현실적인 세상 걱정은 잠시 물품 보관소에 맡겨두고, 사치와 낭비와 망각의 풍경들이 펼쳐지는 곳으로 말입니다. 아픔과 상처와 광기로 가득한 전쟁터와는 가장 먼 곳이 그런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무서운 꿈을 꾸고 나면 오히려 마음이 밝아지는 건 왜일까? 인간의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면, 오늘 행복하지 않다는 건 얼마나 억울한 일일까? 어디선가 들은 말 같기도 한데 혹시 당신이 들려준 말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영화 <바그다드 카페>속의 뚱뚱한 여주인공이 좋아요. 자신의 고독 속으로 깊이 침잠하는 존재가 아니라 당신의 손끝이 세상을 향한 행복의 마술지팡이가 되어줄 수도 있다는 걸 아는 존재. 그렇게 환한 햇살 같은 사람.

누군가를 절대적인 위험에서 구하겠다는 내 젊은 날의 맑은 의식은 촛불처럼 흐려져, 내가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고 생각하는 건 단지 착각일 분, 그들을 구한건 알수 없는 누군가의 손이었고, 살다 죽는 건 다 그들의 운명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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