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는 일 - 동물권 에세이
박소영 지음 / 무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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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에세이 '살리는 일'은 단순히 캣맘의 삶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다양한 시선으로 평소 관심 있었던 채식, 장애인, 영화,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을 인용한 부분도 있어서 더욱 재밌게 읽혔다. 결국, 작가님이 하고 싶은 말은 '내가 해야한다'는 것', '누군가 하겠지','돌보는 사람이 있으니 그가 하겠지'같은 건 통하지 않으니, 무언가 해보고 싶어도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이 늦고 만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것 같다.

서평을 위해 도서를 읽다보니 정말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다는게 좋다. 사실 그동안 내가 피하고 싶던 불편했던 주제들은 안봤었는데, 이 책은 작가님의 시선을 통해 나도 평소에 느꼈던 부분이 많아서 공감할 수 있었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석수에게 이렇게나 다양한 표정이

있었다는 것을, 나는 구조를 하고 나서야 알았다.

팍팍한 길 위에 삶에 적응하기 위해 무언가는

삼키고 무언가는 숨기고 살아갈 것이다.

지금도 곳곳에 그런 고양이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또 다른 석수에게 손 내밀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내게 중요한 것은 오직 내 시선이다.

타투를 하든 다른 무엇을 하든 선택의 중심에는

내가 있다. 타투를 결심하며 자유로움을 느낀 이유다

좋아하는 것을 몸에 그리고, 언제고 들려다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감의 원천이 된다.

생각해보면 여행은 그런것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나를 내맡기는 것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내 의지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그에 책임을 지는 것

검증된 코스를 안전하게 밟는 일보다

내 배회가 가치 있는 건 여행이

본래 그런것이기 때문이다.

생각을 거듭할 수록 무섭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낯선 생물체에 느끼는 혐오감임이 분명해졌다

그렇게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누군가는 개나

고양이를, 누군가는 새를 '무서워하겠지'

생각하니 아득해졌다.

한번은 선배와 식사 자리에서 채식 이야기를

꺼냈다가 2시간가량 '인류가 육식해야 하는 이유'

에 대해 들어야 했다. 대화의 종착지는

"나 같은 사람을 설득하려면 네가 공부를

더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선배에게

채식을 권하지도, 내게 동의해달라 말하지도

않았지만 비채식인을 설득해야 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 너무나 공감갔던 이야기, 내가 지금 채식주의를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비건에

긍정적으로 생각함을 피력했다가 어떤이를 설득해본 적이 있었다. 서로 기분만

상하고 난 그사람의 육식을 이해했는데 왜 채식인을 이해받아야 하는지 몰라 답답했었다.

비건이어서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 항의하면

그것이 고스란히 비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으로 돌아오는 사회. 사람들이 나쁜 인식을

가지지 않도록 비건이 알아서 조심하고 몸

사려야하는 사회. 이 사회에서 비건은

명백한 약자였다.

영화에 힘입어 나는 또 한 번 다른 내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머물지 않고 흘러가보기로

다짐한다. 그리고 그런 기준으로

타인을 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본다

과거가 어떠했든, 그의 현재를 볼 수 있기를

누군가의 목숨을 담보로 얻는 것을

아름다움이라 부를 수도 없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그 아름다움과 수천 수만 마리

토끼의 목숨을 바꿀 수는 없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아름다움이 대체 무엇인지 묻고 싶어진다

우리 다수는 비인간 동물의 비참한 삶을

애써 외면하거나 그 고통을 축소한다.

2시간 가량 공연을 보고 나면, 그 2시간 동안

인생의 희로애락을 다 겪어본 자의 태도가

된다. 지저분하던 머릿속은 말끔히 정리되고

불필요한 욕심도 사라진다. 음악이 그려내는

광대한 우주에서 나는 그저 하나의 점에

불과함을 자각하게 되는 것이다.

-> 공연을 볼때 마다 내가 느꼈던 느낌이라 공감이 되었다.

모든 욕심이 사라지고 우주의 아주 작은 점 같은 존재가 되는 느낌

신영복 선생의 말씀처럼

"입장의 동일함"이 전제되지 않는 이상,

우리는 타인의 처지를 100%

이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해한다고

말해서도 안된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그들을 발화하게 하게 하고

그 목소리를 존중하는 일일 것이다.

동물이 등장하는 비유에 '좋은 것'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싫은것

미운것,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을 동물에 빗대고

거기에 분노를 쏟아 넣으며 살아왔다.

나는 동물들을 좁은 우리에서 못지않게

낡은 비유와 날 선 언어에서도 해방시키고

싶다. 모두가 조금씩 노력한다면 생각보다

쉬울 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어디론가 떠나도 고양이와 새,

곤충은 그 자리에 남는다는 것을.

머무르고 지키는 것은 늘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의 몫이었다는 것을.

그럼에도 인간이 땅의 주인임을

자처한다는 것이 우습게 느껴졌다.

[이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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