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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보다 네 삶의 주인이길 원해 - 세상의 모든 아들에게 띄우는 엄마의 편지
윤소희 지음 / 밥북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최근에 가까이에서 꽃다운 10대 여학생의 죽음을 접했다.
경악, 슬픔, 고통…
공부 잘하고, 예쁘고 잘생기고, 집안이 잘 산다고…. 더 이상 안전 지대는 없는 것 같다.
이런 세상에서 세상의 가치나 비교, 판단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인생의 굴곡 앞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꿋꿋하게 자기 길을 걸어나갈 수 있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 먼저 읽고 아이에게 건네야 할 책이다.
36개의 소제목들만 보아도 많은 것들을 말해주는데...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제목들
괜찮아 핑크색을 좋아해도_개성
정말 내 생각일까?_생각
나는 나예요, 나는 나라고요!_존엄
네 발에 족쇄를 채울 수 있는 건 오직 너뿐_두려움
변명의 여지 없이 자유로운 걸_선택
사람들이 너를 지우려 할 때_따돌림
스핑크스에는 비밀의 방이 존재할까?_비밀
"자신의 향기와 존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엄마는 한때 자포자기하고 자학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뼛속 깊이 뉘우친단다. 엄마가 잘못된 선택을 하고 세상의 비난과 경멸이 쏟아질 때, 엄마를 무너뜨린 건 그런 비난의 말들이 아니라, 엄마 스스로 던진 자학과 자괴라는 걸 엄마는 한참 뒤에야 깨달았어. 조금 일찍 깨달았더라면 엄마의 ‘존엄‘을 그렇게 쉽게 포기하고 내팽개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야. 인간이기에 수많은 ‘실수‘와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존엄‘을 지켜나갈 수 있다는 걸 엄마처럼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너 자신의 존엄을 짓밟거나 포기할 수 있는 건, 이 세상에 오직 너뿐이야, 세상의 어떤 권력도 힘도 아닌……. 세상을 지배하는 권력이 너를 작은 공간에 가두고 손발을 꽁꽁 묶어 놓거나 너의 무릎을 꿇릴 수는 있어도, 그런 상황에서조차 네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는 전적인 너의 자유거든. 그 어느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잔혹한 시대가 네 삶을 일그러뜨리고, 때로 부숴놓으려 해도, 엄마는 네가 그 어떤 순간에도 네 자신을 놓아버리지 않고, 너만의 방법으로 네 자신의 향기와 존엄을 꿋꿋이 지켜나가길 바란단다. 엄마도 끊임없이 새로워지기를 다짐하고 다짐할게. 죽는 순간까지 철저하게 엄마의 이상과 꿈이 이끄는 대로 살고, 어떤 순간에도 엄마의 향기와 자존을 잃지 않겠다고……. "
"운명의 덫 같은 것에 걸려 어쩔 수 없이 끌려 온 삶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정말 쇠사슬에라도 묶인 듯 갑갑하고 화가 났었는데 그 모든 것이 결국 내 선택이였다는 걸 인정하고 나니까 묶여있던 사슬이 툭하고 풀려버린 것 같더라. 그것이 자갈 길이든, 진흙길이든, 삶의 경계를 넘나들 깊은 늪이든 엄마는 쇠사슬에 묶여 노예처럼 끌려갔던 게 아니고 엄마의 자유의지로 저벅저벅 걸어갔던거였어. 험한 길들을 또박또박 걷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그제야 그 길들을 걸었던 엄마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 보게 되더라. 운명 탓을 하고 남의 탓을 하면서 척박해지던 엄마 마음에 밤사이 이슬이 내리 더구나 더 이상 찌푸리고 화가 난 얼굴로 세상을 노려볼 필요가 없어졌고 말이야."
"사람들의 비난과 비판으로 흔들릴 만큼 너의 가치가 그렇게 가벼울 수는 없단다."
"아무도 들여다 볼 수 없는 비밀의 방 하나쯤 만들어 두고 그 안에 소중한 너의 보물들을 담아두렴. 세상에 꺼내 보일 만큼 무르익지 않은 너의 생각 너의 철학, 너의 감정 등을 그곳에 담아두고 숙성시켜 나가는 거야."
"나의 비밀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가려내고 선택된 사람에게 그동안 닫아놨던 비밀의방을 조심스럽게 열고 자신의 비밀을 꺼내어 놓는 순간이 가장 찬란한 순간이 아닐까 싶어."
"네가 거부하고 싶은 그런 모습으로 교장 되지 않으려면 자신의 싫은 모습까지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 하라고 엄마는 말해 주고 싶구나."
"괴물이나 마녀가 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라고, 네 가치를 판단할 권리를 남에게 주지 말라는 얘기야."
"존재와 생각을 일치 시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거야. 시키는데로 ‘네,네‘ 하며 다 해놓고는 가슴속에 꿈틀거리는 자유와 저항정신을 알아 달라고 하면 그걸 알아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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