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인사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11
전윤호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늦은 인사

 

그 바닷가에서 당신은

버스를 탔겠지

싸우다 지친 여름이 푸르스름한 새벽

내가 잠든 사이

분홍 가방 들고

 

동해와 설악산 사이

외줄기 길은 길기도 해

다시는 만날 수 없었네

 

자고나면 귀에서 모래가 나오고

버스만 타면 멀미를 했지

아무리 토해도 멈추지 않고

정신없이 끌려가던 날들

 

가는 사람은 가는 사정이 있고

남는 사람은 남는 형편이 있네

더이상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는 나이

 

잘 가 엄마

아지랑이 하늘하늘 오르는  봄

이제야 미움 없이

인사를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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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 없이 보낸다는 인사말 '잘 가 엄마'

담담한 인사가 오열보다 더 뭉클하다.

 

화자처럼 감정의 소용돌이 없이

미웠던 사람에게  고이 인사를 하게되려면

얼만큼 더 가야할까?

 

편안한 말투로

기다림과 쓸쓸함, 의문과 소망, 관찰과 사유

기억과 기록, 사랑과 풍자, 여기와 저너머를

이야기하는 시집이다.

 

시를 잘 모르지만 그리워하는

나는 이 시집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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