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남은 기록이 흑백의 사진뿐인 시절에도그림 한 장 없는 문자뿐인 시절에도문자조차 없어 그림으로 남아있던 시절에도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모습은각자의 색을 간직한 채 살아 숨쉰다.]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우리가 상상했던 장면들은훗날 떠올리는 기억에서도 역시 흑백일 뿐이었죠.그런데 그 주요 장면들이 불과 십여년 전,어떤 사진은 그저 며칠 전 조금 빈티지하게 찍은느낌마저 들 정도라니요! 사실 조금 슬프기도 했어요.세계사의 주요 장면을 기록한 사진들이지만시대가 시대이니 실상은전쟁과 테러를 기록한 사진이너무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더구나 아예 처음 보는 장면이 아니라언젠가 흑백사진으로 보고그래서 더 세월의 무게를 느꼈던 장면이었기 때문일 거예요. 그럼에도..최근 세계사를 말그대로 한번 훑었던 큰아이가틈만 나면 이 책을 읽고 있네요!아는 이야기 많이 나오냐고 물어봤더니자기가 공부했던 책을 보여주면서몰랐던 사건들도 자세히 나와서 재미있대요.고작 한 권짜리 교재로 세계사를 훑었을 뿐이니100년 사이의 사건들을 200개의 꼭지로 엮은 이 책이,게다가 이토록 생생한 사진과 설명이 얼마나 흥미진진하겠어요? 100년사를 10년씩 끊어 정리하고연표까지 제시하니역사의 흐름이 머리에 쏙쏙 들어와요. 저 역시 유튜버 김겨울님의 추천사처럼내가 알고 있다 생각했던 그 장면이었는데신기하게도 이제야 정말로 목격한 기분이 들었어요.또 역사란 누가 기록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세계사의 굵직한 사건들뿐 아니라명성황후나 한국전쟁과 같은 우리의 이야기를영국인의 시선으로 보고 듣는 것 또한역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기도 했습니다. 역사에 생명을 불어넣은 이 작업은현세를 살아가며 역사를 되짚어보고작금의 우리 삶과 미래를 위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방향을 생각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더 생생해져서 끔찍한 장면들은부디 다시 되풀이하는 실수를제발, 제발 그만하기를생기가 더해져 아름다운 장면들이 우리 삶 곳곳에서더욱 밝게 빛나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