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와의 티타임 - 정소연 소설집
정소연 지음 / 래빗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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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동시적 동시성을 띤 수많은 시공간을 넘어
▫️함께 살아가는 것에 관한 이야기


처음 만난 정소연 작가님의 소설집에는
평행세계와
세계들 사이의 틈,
시공간을 초월한 여러 세계가
매 순간 각자의 미래로 흩어지고 있었어요.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티타임을 얘기하는 줄 알았어요.

그러다 그 앨리스가, 그 앨리스가 아니라
작가 앨리스 셸던이라는,
196,70년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로 알려졌던
미국의 여성 SF작가이자 페미니즘 과학소설의 선구자
앨리스 브래들리 셸던이라는 사실을 알고
어슐러 르 귄의 친구였다는 걸 알고
작가님의 선배 SF작가-그리고 특히 여성 SF작가-에 대한
존경의 의미라는 걸 알고 느낀 희열은 정말
멋있다.고 느껴졌죠.

뭐랄까. 팬심 같은 거. 그런 마음이 생겼어요.
(너무 소중해서 이모티콘을 못 고르겠네요.)

그리고.



평행 세계 어딘가에 있는
나와 같지만 같지 않은 존재가 살고 있는
그러니까
내것이 아닌데, 내 것인양 착각하기 쉬운
그 타인의 인생을 대하는
정소연 작가님의 태도가,
작가님이 존경하는 작가님의 입을 빌려 나온 그 문장이

그 짧은 소설 속에서
그 한마디 문장으로
얼마나 많은 울림과 여운을 남기고 있는지 모릅니다.



🫧
“그건 다른 강을 흐르는 나였겠죠. 난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가 쓴 책을 읽어본 적도 없어요. 그런 걸 찾아다닐 시간이 없었거든요.”

🫧
나는 언제나 누군가 빈자리를 채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세계의 루트벤은 다른 사람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셸던 부인이 낯선 시공을 헤매며 만들어간 것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가 빈자리로 남은 세계가 아니었다. 언제나, 누군가는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문득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앨리스와의 티타임 중에서



💁🏻‍♀️
2003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15년에 걸쳐 발표되었던
14편의 작품들은
저마다 다른 이공간 혹은 ‘다른’ 존재를 만나네요.

그런데 각기 다른 모든 세계 안에는
언제나 소외된 소수자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새로운 세계와 만나는 문을 마주해요.



📖
그 다른 존재를 통해

평범한 듯하지만 외롭고 혹은 버거운 현실을 마주하기도 하고
소리없는 이 애씀이 무색하게도, 배척 당하는 나의 한구석을 위로받기도 해요.
그리고 때로 그 ‘다른’ 존재에게서 오히려 너그러운 포용을 경험하면서


이 넓고 넓은 세계 안에서
그리고 그 세계와 세계들이 맞닿고 섥혀있는 이 우주 안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가능성을 만나봅니다.




”저 틈 너머에 수많은 세계가 있다고,
원한다면 그 사이로 아득히 흩어지며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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