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상상으로도 마주하고 싶지 않은 상실그리고 그 빈 자리를 마주하며그토록 가지고 싶어했던 순간들을놓치며 지내온 이들을 떠올리는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은결코 타인이 아닙니다.우리는 그토록 많이 보고 듣고도왜 늘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걸까요.떠난 이의 버킷리스트를 대신 수행하면서자신의 남을 날을 바라보는주인공들의 건조한 모습을 보며몇번이고 가슴에 새겨봅니다.그 순간을 놓치지 말자고.주얼 작가님의 이번 작품집 <당신의 판타지아>는인상 깊었던 전작들의 지극히 사실적인 일상들 뿐 아니라판타지의 결합이 눈에 띕니다.배척과 혐오에 대한 작가님의 관심과 의도도 보이고요.새로운 스타일이 조금은 낯설기도 해요.그러나전작에서의 깊은 공감이 있었기에작가님 시선의 확장이 반갑기도 합니다.이번 작품집에는앞서 이야기한 상실과 후회를 안고 있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그 한편에는 의심과 불안함에 주저하고 있는 이들이 있죠,그리고 이번에도 역시나작가님 자신의 이야기처럼 가장 솔직하고 섬세하게 풀어낸표제작이자 첫 꼭지인 “당신의 판타지아”와 “순간을 믿어요”에서는결국 나아갈 수 있는 용기는 자신을 믿는 것이라는스스로에게 던지는 깨달음이책장을 덮는 제 마음에도잔잔한 물결이 되어 퍼져나갑니다.추천해요.뜨거운 여름의 공기가 한풀 날려가는 계절에도여전히 가슴 속 한 구석에는뭔지 모를 묵직함이 느껴진다면작가님이 소개하는 5명의 주인공을 만나보시기를그리고 그 섬세한 문장 속에서나 자신을 만나보기를권해 봅니다.특히, 지금 서 있는 그 자리가불안하고 의심스럽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