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이라는 중독 -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토머스 커런 지음, 김문주 옮김 / 북라이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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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일과 돈, 지위 그리고 훌룡한 인생을 손에 넣을 미덕이라고 여기는 것 대부분이 완벽주의의 가장 강력한 추진력이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무한히 성장하고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추구하겠다는 집착이다. 이 집착에 빠지면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유행처럼 퍼지는 번아웃과 정신적인 고통은 이 정신없이 바쁜 시대상을 특징적으로 보여준다.

 

<1. 당신도 완벽주의자인가요?>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의 방향을 실제로 움직이는 건 어떤 신성한 인격이 아니라 사회적 바람이다. 그러니 모든 사람들이 완벽해 보일 때 우리가 완벽만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느끼는 건 타당하다.

 

. 자기지향 완벽주의

나는 내게 중요한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

나는 일을 망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나 자신에게 가혹해진다.

나는 나 자신에게 극도로 높은 기준을 적용한다.

완벽해 보이거나 완벽하게 일을 수행하지 못했을 때 죄책감과 수치심을 크게 느낀다.

나는 완벽해지려고 발버둥 친다.

 

. 사회부과 완벽주의

내가 실수를 저지르거나 부족할 때 사람들은 당장 나를 비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완벽하며, 나도 완벽한지 평가하고 있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내가 무조건 완벽해야 인정할 것이다.

사람들은 내가 일을 완벽하게 하지 않으면 내게 화를 내는 경향이 있다.

모든 사람이 내게 완벽하길 기대한다.

 

. 타인지향 완벽주의

나는 내 주변 사람들이 기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는 일을 참기 어렵다.

사람들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나는 그 점을 지적한다.

모든 사람은 자기에게 중요한 것들에 전적으로 뛰어나야 한다.

나와 가까운 누군가가 일을 망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이를 비판하는 게 중요하다.

나는 자기 기준이 낮은 사람들과 함께하기 싫다.

 

 

 

<2. 완벽주의가 우리에게 저지르는 일>

 

완벽주의는 단순히 내면의 강박이나 강방적인 성향으로만 이어지는 게 아니라 더 일반적으로 정신적, 정서적 고통을 가져오는 근원적인 위험요소이다. 일부 학자들은 불안장애와 신체 이미지 불안, 우울감처럼 불길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시적인 정신적, 정서적 고통의 표지 뒤엔 완벽주의가 숨어있다고 말한다.

 

완벽주의자들은 매우 심각한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나 혹독한 자기비판에 시달릴 때도 아주 오랫동안 완벽한 삶을 사는 척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좌절을 마주했을 때 안락함을 버리고 꾸준히 버텨내며, 특히 직장에서 꽤 강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노력을 계속하거나 적어도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면 거절당하거나 인정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한다.

 

완벽주의자는 단순히 실패를 기대하지 않는 데서 끝이 아니라 앞으로 겪을 수 있는 수치심을 상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한다. 또 비슷한 열의로 다른 사람들의 거부를 예상하면서 자신이 비판적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는 까다로운 사회적 상황에 놓이는 일을 피한다. 그 결과 이들은 의무가 아닌 회의와 대담, 면접 등 자신이 불리하게 평가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는 상황이라면 거의 다 피해간다. 이런 행위 역시 자멸적인 결과를 낳는데, 완벽주의자들은 고급 일자리에 지원하거나 승진이나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낮다.

 

 

<3. 인간 본성의 이해>

 

인간은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커질수록 내면의 갈등을 더 많이 경험하고,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불편해한다.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다른 사람들을 두려워하면서 자신의 불안전함을 드러내기를 무서워한다. 이 공포는 자존감을 갉아먹고, 약해진 자존감은 다른 사람들의 인정에 의존하면서 사랑을 지나치게 갈구하게 된다. 그래서 안정적인 느낌, 단절되지 않았다는 느낌, 가치 있다는 느낌을 얻기 위해 완벽함의 가면을 쓴다.

 

아이들은 부모와의 애착이 필요하고 이를 추구한다. 하지만 헬리곱터 부모는 몇 가지 이유로 의도치 않게 애착 형성을 더 어렵게 만든다. 우선 헬리곱터 부모는 실패의 결과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며, 자녀가 편안하게 달성할 수 있는 수준보다 어렵고 더 성숙한 기준을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양육방식은 자녀에게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미묘하게 전달하면서 부모에게서 온전하고 무조건적으로 인정받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느끼게 한다.

 

 

 

<4. 어쩌면 더 행복하게 사는 법>

 

완벽주의에서 가장 큰 문제는 완벽주의자들이 완벽주의가 문제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완벽주의는 결핍적인 사고에 대한 반응이다. 그 결핍적인 사고가 지나치게 극단적이다 보니 우리는 평생 수치심의 그늘에 산다.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 우리가 보이지 못하는 모습, 그리고 우리가 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수치심은 성공의 상징이 아니다. 우리를 생생하게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우리의 결점에 대한 혐오일 뿐이다.

우리가 자신에게 말해줘야 할 한가지는 나 정도면 괜찮아이다.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일들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즉 평가와 거절, 실패의 두려움에 정면으로 맞서고, 자신을 드러내며, 고통과 절망, 고난의 시간을 인생에서 고치기 어려운 부분으로 받아들여 불필요한 고통과 자기혐오로 이어지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완벽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첫째 완벽주의를 인지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식별해야 한다. 둘째, 우리가 고통받는 이유는 우리 경제와 문화가 완벽주의를 요구하고 장려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셋째,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가 누구이고 삶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 받아들이는데 전념을 다하고, 그 수용을 온전히 실현하지 못하더라도 좀더 자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 느끼는 기쁨을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도전보다 소중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 책 <완벽이라는 중독>을 읽고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완벽주의는 결국 같은 뿌리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완벽주의는 결국 우리가 다른사람들에게 중요하다거나 사랑받기에 부족하다는 동일한 핵심 신념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자기 모습과 모든 불안전함을 오롯이 받아들일 때 완벽이라는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한낱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모든 이간은 잘못을 저지르기 쉽고 결점투성이며 기진맥진한 존재라는 사실을 마음속 깊이 알고 있다. 스스로 충분하지 않다고 끊임없이 느끼다 보면 인생은 극도로 어려워진다.

 

완벽주의에도 3가지 유형이 있다. 자기지향 완벽주의, 사회부과 완벽주의, 타인지향 완벽주의가 그것이다. 한 사람의 완벽주의를 단 한가지 유형으로만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완벽주의자는 3가지 유형을 어느 정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리고 완벽주의는 단순히 내면의 강박적인 성향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정서적 고통을 가져와 번아웃에 빠지게 한다.

 

이 책을 읽고 나 자신도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노력을 계속하거나 적어도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면 거절당하거나 인정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불리하게 평가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는 상황이라면 피하려고 노력하거나 나의 역량보다 높은 지위에 올라가는 것 또한 두려워 했던 것 같다. 이제는 용기를 내서 부족한 자신을 수용해보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무엇보다 완벽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이유는 아이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나의 완벽주의 때문에 아이들에게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강요하기 보다 목표에 미치지 못했더라도 안아주고, 노력을 칭찬하며, 점수같은 평가의 척도는 그저 배움을 위한 수백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계속 상기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해당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를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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