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지수 낮춰드립니다 -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세대 갈등 솔루션
조관일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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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꼰대지수 낮춰 드립니다>는 '꼰대'라는 단어의 부정적 이미지에서부터 시작한다. 세대갈등과 관련된 책이 많이 출판되고 있지만 기성세대를 '꼰대'라는 프레임에 가두고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반면 MZ세대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은 과연 이런 프레임이 합리적인 걸까?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한국의 꼰대는 이미 세계시장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서'을  'kkondae'라는 단어를 소개하면서 '거들먹거리는 나이 든 사람'을 뜻하는 한국식 표현임을 밝혔고, 영국의 공영방송 BBC에서는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을 정도다. 이제 기성세대에 대한 신세대의 공격은 '꼰대'라는 비아냥거림이나 불평불만에 머물지 않고 갈등으로 심화되고 결국 '세대 혐오' '세대 증오'의 구조적 문제로 증폭되고 있다.


꼰대라는 부정적 프레임이 합리적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일부의 잘못된 행동을 기성세대 전반에 적용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세월의 쌓임이다. 경험의 축적이다. 젊은 세대가 범접할 수 없는 나이의 무게요, 가치다. 기성세대는 나이의 함축, 세월의 무게, 경험의 가치를 자신해도 좋다. "너 늙어봤냐? 나 젊어봤다"는 자신감을 가진다면 오히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게 아냐'라고 당당히 말해야 한다.


직장내의 세대 차이, 세대 갈등이란 일반적인 세대론과는 다르다. 세대 차이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그보다는 입장 차이, 입장 갈등이 세대 문제보다 앞선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직장에서의 세대 문제는 세대 갈등으로 접근하기 보다 '입장 갈등'으로 중심을 옮기는 게 옳다. 지위와 처지가 다름으로써 발생하는 갈등이 무엇인지를 헤아리고 서로 이해해야 한다.


예시된 한 농협중앙회 회장이 인용한 일화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어떤 사람이 저녁 식사에 초대받아 밥을 먹던 중, 돌을 씹었다. 그는 조심스레 돌을 뱉어내고 계속 밥을 먹는데 그만 또 돌을 씹고 말았다. 상황이 이러니 식사를 초대한 사람이 민망하게 되었다.
"돌이 많지요?"
그러자 손님이 말했다.
"아뇨, 돌보다는 쌀이 많군요."

아무리 돌을 많이 씹어도 돌보다 쌀이 비교할 수 없이 많은 것처럼 눈에 거슬리는 신세대가 많은 것 같아도 실상은 다름을, 실제로는 차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몹쓸 사람이 많은 것 같아도 좋은 사람이 더 많기에 세상은 점차 발전하고 있다. 기성세대가 모두가 꼰대인 것 같아도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기에 세상은 진보한다.


이 책의 내용 중 MZ세대의 잦은 이직에 대해서 다룬 내용이 흥미롭다.
근래의 모든 회사에서 사원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자기 계발'이다. 그래서 여러 형태의 사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기 계발의 단기 목표는 '재직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이직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재직하는 동안 써먹을 능력을 키우는 것이 재직 경쟁력이라면 아무 때나 이직할 수 있고, 더 나은 회사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이직 경쟁력이요, 은퇴 경쟁력이며 궁극적인 자기 계발 목표이다.
그렇게 투자해서 잘 키운 사람이 정말로 회사를 일찍 떠나버리면 회사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건 단견일 뿐이다.
자유로운 이동이 혁신을 낳을 뿐만 아니라 퇴사자를 학교의 동창생처럼 관리하면 그들이 회사의 잠재적 자원이 된다. 때로는 자기 계발 과정에서 맺게 된 사외의 인맥으로 회사에 기여할 수도 있다. 그는 분명히 회사에 고마움을 느낄 것이며 자부심을 갖고 충성을 다할 것이다. 설령 다른 회사에 이직하더라도 이직한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면 이전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질 뿐 아니라, 그 사원은 기회만 되면 이전 회사를 도와주는 '평생 동지', '충성 고객'으로 남을 것이다.
그러니 있는 사람을 잘 성장시키자.


이 책은 기성세대를 '꼰대'라는 프레임에 가둬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반면, MZ세대는 합리적이고 공정성, 개인적인 성향이라는 '꼰대'라는 용어보다는 다소 긍정적인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반대하여 기성세대 관점에서 현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MZ세대가 읽는다면 훈계를 듣는 것처럼 다소 거북스러운 내용도 있을지 모르지만, 기성세대가 읽는다면 무릎을 탁 치며 동의하는 내용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세대론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갈등을 고조시키는 것이 아니다. MZ세대와 기성세대간의 투쟁을 부추기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많은 세대론이 기성세대를 힐난하고, 일방적으로 코너에 몰아넣었다. 그래서는 안 된다. MZ세대가 기성세대를 존중하고, 기성세대 또한 MZ세대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해는 이상이지만 존중은 현실이다. 이해는 공감하는 것이지만 존중은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이해는 감정이고 느낌이지만 존중의 의지, 결단, 선택이다.
세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존중하면 상대의말에 귀 기울이게 되고, 경청하고 수용하고, 배려하게 된다. 상대를 위하고 상대에게 도움이 되게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서로 이해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중 참모들에게 자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말, '같이의 가치'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인것 같다. '같이의 가치'란 마음을 합하고 힘을 합해 최선을 다할 대 발휘된다. 이것이야말로 세대 갈등의 해법이라고 생각된다.


MZ세대 입장을 반영하는 책들이 요즘 많이 출판되고 관심을 받고 있다면, 이 책은 어쩌면 기성세대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는 책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결론은 함께 어우러지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이 책의 목적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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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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