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 엄마와 딸의 공동 회고록
하재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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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은 다소 자극적이고 호기심을

이끌어 내고 있는데, 서문에서 저자 하재영은 이 책을 통해 엄마의 시선

으로 바라보고 엄마의 감정으로 느끼려고 그녀의 내적 논리와 존재 방식

안으로 '들어가려'했고, 한편으로는 엄마의 삶을 텍스트로 삼아 독해하려고

'물러나려'했다고 얘기하고 있다.



어머니는 딸에게 무난하고 평범한 삶이 행복한거라고 말하고,

딸은 평범함이 곧 행복함이라고 믿지 않는다. ​​





엄마에게 증오를 표출하고 책임을 전가하느라

나와 엄마를 둘러싼 세계에 대해 질문하지 못했다.

우리는 세계의 실패를 직시하는 대신

그 실패를 어머니라는 개인에게 떠넘김으로써

근본적 원인을 은폐했다.

어머니도 다른 모든 이와 마찬가지로

실패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럽게도 사내아이는 어머니의 이런 지배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 풍습이나 사회가 이를 격려한다. 어머니 자신도 체념한다.

그녀는 남자에 대항한 싸움이 승산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녀는 비애의 어머니 역할을 하거나, 자기를 이기는 한명의 승리자를

낳았다는 자존심을 되새기면서 자신을 위로한다. 여자아이는 그보다

더 전적으로 어머니에게 넘겨진다. 그 때문에 어머니의 주장은 강해진다

그녀들의 관계는 훨씬 더 극적인 성격을 띤다. 어머니는 딸에게서 선택된

계급의 일원 같은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분신을 찾는다.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의 모호성을 딸에게 모두 투사한다.

이 분신의 이타성이 확립되면 그녀는 배신당했다고 느낀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글에서>



저자는 자신의 인생에서 엄마의 지대한 영향력 아래에서 자랐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라고 선언하면서, 동시에

모성이 모든 결함의 원인이자 결과라는 이데올로기에 반대하면서 자신은

"좋은 어머니"가 되지 않기로, 나아가 어머니가 되지 않기로 결심한다.

어머니가 생계를 위해 '바깥일'을 할 때도 '집안일'을 대신해주는 사람은

없다. 많은 여성이 생계부양자이지 가사노동자로서 이중노동자로 살아

가야하고, 때로는 부모님까지 부양해야 한다. 이런 어머니의 삶을 옆에서

본 산증인인 딸들이 결혼이나 출산을 꺼리는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사회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야만 했던

어머니의 삶을 저자가 느끼고, 그것을 글로 적음으로써 독자의 입장에서

한발작 떨어져서 관찰하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가 느껴지는 책이다.



온전히 자신의 삶을 희생하지만 그런 어머니를 보며 딸들은 "나는 엄마

처럼 살지 않을거야"라고 말한다. 어머니가 뇌출혈로 간병을 하게 되어

워터리스 샴푸로 머리를 감겨주면서 엄마의 두상이 이렇게 생겼구나,

머리숱이 많이 줄었구나, 흰머리카락이 많이 늘었구나, 더 야위었구나

얼굴의 주름과 점의 위치, 보조개의 깊이 등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가깝기도 하지만 결국 어머니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이 책은 그 의문점으로부터 시작하여 불편하고 힘든 점도 있지만 어머니의

삶을 알고자 했던 저자의 용기가 큰 감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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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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