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 도쿄 독립 서점 Title 이야기
쓰지야마 요시오 지음, 정수윤 옮김 / 돌베개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에서도 요새들어 '독립서점'이 간혹 보이곤 한다.

대형 서점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책방지기의 생각과 분위기 닮은

독특하고 재밌는 테마가 다른 독립서점이 많아

여행을 가면 그 지방의 독립서점을 찾아가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퇴직후의 삶을 생각하다보며 '독립서점'을 여는 일에 대하여 고민하던 중에

일본에서 독립서점 Title을 운영하고 있는 쓰지야마 요시오의 저서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을 읽게 되었다.


Title에서는 매일 아칩 8시에 오늘의 책을 업데이트 하고,

정오가 되면 셔터를 올려 서점 정경을 사진으로 찍어서 오픈을 알린다.

어느 틈엔가 생겨난 이 서점의 고유의 시스템이다.

설령 작업이 밀리더라도 무심하게 루틴을 따르다 보면

그 정체가 해소되고, 일은 다시금 앞으로 나아간다.


서점에 있는 한 권의 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정보이면서

동시에 머나먼 과거나 이국으로부터 온 목소리다.

그런 목소리는 마음을 차분히 한 뒤 몸을 약간 기울이듯 하여

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다.

그러니 서점에 들어오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입을 다물고

책이 전하는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본래의 그 사람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이어온 개인 상점들은 거의 전국 유통 체인점에 자리를 내어주고,

어느 지방이나 엇비슷한 풍경이 펼쳐진다.

선택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한 측면도 있지만

소비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 대해주고 기억해주는 장소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 듯하다.

책마다 내고 있는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고,

애정을 담아 서가에 빛을 머물게 하고,

자주 찾아주는 단골손님들의 안부를 물어주는 독립서점이

현대사회에서 다시금 생겨나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