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카페에서 우리가 만난다면
황주리 지음 / 파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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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태어나 자른 외과의사인 남자는 부모님의 국적이 아프가니스탄인으로 이민 2세대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발발하고 국경없는 의사회에 참여하여

매일 폭탄테러로 다친 사람들을 돌보며 살아가던 어느날,

언젠가 미국 맨해튼 소호의 작은 화랑에서 번개를 맞은 듯 한동안 그 앞에 서있게 하는

그림을 만나고,

잠깐 스치듯 만난 우연이지만 그 그림과 꼭 닮은 여자를 기억하며 궁금해 하다가

SNS를 통해 그녀를 만나 메일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상처를 공감하고 위로한다.



"나는 의사입니다. 당신의 그림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얼마인가요? 이 그림을 사고 싶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잠시 만나서 나눈 대화의 전부이지만

나른한 여름날에 수줍은 얼굴로 행운을 빈다고 말하며 손을 잡는 여자와 남자는

운명같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결혼 후 3년만에 남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동성애인이 생겨 이혼을 통보한 중국인 전남편으로 상처를 받은 여자와

남자와의 결혼생활에서 외로움을 느껴 다른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남자를 떠는 아내로 인해

외로움과 상처를 느끼는 남자는 한순간에 영화같은 만남으로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한다.


"그저 사랑은 명멸하는 불꽃 같은 거라고,

하나씩 둘씩 꺼져가다 드디어는 캄캄한 순간이

오고야 말 생의 불꽃 같은 거라고,

그러니 춤도 사랑도 삶도

캄캄해질 때까지,

더이상 할 수 없을 때까지 계속하는 거라고,"


SNS를 통해 교류하는 두 인물의 편지로 구성된 이 책은

PC통신을 통해 동질감을 느끼며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는 멜로영화인

<접속>을 본 느낌과 비슷하다.

한순간의 만남으로 번개 같은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궁금중이 들지만,

이런 사랑이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정말 "운명같은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설을 지배하는 음울하면서도 낭만적이고, 이국적인 분위기는

그 공간을 상상하는 재미도 있으며,

폭력으로 물든 세상을 경험하면서도 사랑을 추구하는 주인공들로 인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더욱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독특하면서도 고독한 사랑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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