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제목부터가 공감이 갔다. 우리는 누구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을 때가 있다. 이것을 표현해야 하나 마나 저울질할 때도 있고, 슬픔에 겨워 상처를 쌓아놓을 때도 있다. 아님 폭발적으로 표현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내향적인 성격이라서, 처음 사회생활을 할 때 상처를 많이 받았다. 이 감정을 상대방에서 표현하는 것이 옳고 그른지 몰라, 가슴속에 쌓아놓은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것은 독이었다. 오히려 자존감만 더 낮아질 뿐이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봤다시피, 인간은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이며 편견으로 가득 차 있고, 자존심과 허영으로 움직이는 존재라는 사실을 몰랐다. 나보다 경험도 많고 연장자이니, 그 말을 따르는 게 낫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그 사람 말을 따랐을 때, 안정감을 느꼈다. 그것이 옳은 건 줄만 알았다. 허나 내 안에 쌓여가는 불만들, 자유의지의 추락, 자존감의 저하 등 복합적인 감정이 뒤섞여 나를 짓눌렀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건대, 그때 표현했어야 했다. 내 불만을. 그리고 내 생각을. 그러고 나서 상황을 지켜봤어야 했다. 거짓된 감정으로 나를 짓누르고, 거짓된 감정으로 행동하고, 그것은 거짓된 삶이었다.
누구나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다. 이를 풀기 위해 각자 나름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하소연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중요한 건 주변 사람의 말은 단순히 참고일 뿐, 절대적으로 신뢰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인간은 비논리적이며 편견으로 가득 찬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기만의 중심, 철학을 세우는 건 중요하다. 책은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관계가 어렵다고 말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기에, 너무 좌절할 필요 없다. 누구나 겪은 과정이니까. 다른 사람도 나처럼 똑같은 과정을 겪었다는 사실이 큰 위안을 준다. 그리고 우리가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을 오래 기억하는 건, 생물학적 관점에서 생존하는 것이 유리하기에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과거의 트라우마가 오래 각인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