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기특한 불행 - 카피라이터 오지윤 산문집
오지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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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동료가 내 자존감에 빨대를 꽂고 제 배만 불리던 날에도

나는 집에 오자마자 오복이를 껴안았다.

나의 작고 기특한 불행. 묘하게 끄는 제목. 작가 오지윤의 에세이다. 자신의 일상생활과 마주치는 불행에 대해 덤덤히 서술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작가의 방법이 나와있다.

우리는 누구나 불행에 마주한다. 그 불행에 대처하는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누군가는 방관할 것이고, 누군가는 정면으로 마주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누군가는 절망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다.

나는 어디쯤에 속할까. 내가 불행에 대처하는 방법은 불행이 작고 크고 등 불행의 여러 다양한 면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리고 그 불행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내 인생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고, 나는 내 인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살고자 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어느 날 "나는 존엄하지 않다"라는 명제가 머릿속에 입력됐다고.

나도 마찬가지다. 10년 넘는 직장에서 근무하다 보면, 문득 나는 왠지 존엄하지 않다고, 손님들에게 연연해하고, 옆자리 언니 비위 맞추기나 신경 쓰는 한낱 개미 같은 존재로 비칠 때가 있다. 그럼 머릿속에 의문이 든다.

"잘 하고 있는 건가?"

왜 이렇게 직장 생활에 어려운지, 내 속을 다 티 내선 안되고, 윗 사람, 아랫사람 걸맞게 행동해야 하고,

어떤 때를 봐도 못 본척해야 하고, 어떤 때는 따져야 하고. 뭐가 옳은지 그른지 뒤엉켜 있다.

그렇다고 과감히 때려치울 용기도 없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사는지 묻고 싶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는다. 그 속에선 분명히 배울 점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갑자기 안전장치가 풀려버린 날이 오면 이렇게 생각한다고 한다.

"세상 사람들은 다들 불행해요"라고.

어느 날 문득, 나만 불행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 왜 나만 계속 이런 일을 겪어야 하지?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너무 속상해서 기분이 저 밑바닥으로 가라앉는 날이 있다. 그럴 때 나도 저자처럼 '세상 사람들은 다 불행하다'라는 명제를 꺼내보면, 요동치던 마음이 가라앉고 위안이 된다. 나란 인간. 너무 단순한가. 그래서 같은 불행을 나누면서 위로를 얻고 연대감을 얻나 보다. 미국 드라마에서 나오는 알코올 중독자 모임, 다이어트 실패 모임 등 동그랗게 모여 서로의 일상을 나누는 것처럼.

나도 저자처럼, 예선엔 칭찬에 어색하고 굳어져 버린 날이 많았다. 근데 언젠가부터 칭찬을 들으면, 그 순간을 온전히 기뻐하자. 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칭찬을 들으면 순간 "아니에요~"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거부하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니 자존감도 좀 올라가는 것 같다.

나도 저자처럼,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그날의 기분이 외부와의 자극에 따라 결정되어 버린다는 것. 하루가 참 아깝지 않나. 내 나름대로의 평정심을 유지하는 능력. 나는 나대로 훌륭하다는 생각을 언제나 유지하고 싶다.

너무도 공감이 되는 문장이 많다. 나와 비슷한 사람. 오지윤 작가. 그녀와 닮았고, 그녀에게 배웠다.

세상을 보는 방식. 그 속에서 해결점을 찾고자 하는 방식.

오늘도 나는 회사에 나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그 후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 겸허히 바라볼 것이다.

정직하게 받아들이고 정직하게 표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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