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그린이네 문학책장
남유하 외 지음 / 그린북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엔,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남유하 작가가 있어서 이 책에 끌렸다. 또 단편집이라 매일 바쁜 내게 끊어 읽기에 좋을 것 같았다. 막상 책을 받아보니, 이게 웬걸? p180으로 얇은 두께에 재밌을 것 같은 대박 예감이 들었다. BINGO!!

이 책은 총 5편의 단편집이 실려있다. 청소년 소설로 5편 모두 주인공은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이다. 첫 시작은 남유하 작가의 탈출이다. 메타버스를 주제로 하고 있는 연애 이야기인데 얼마 전 읽은 러브 플레이어스가 생각났다. 가상 연애 말이다. 정부는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성범죄를 줄이기 위해 연애는 오직 가상세계에서만 할 수 있는 칩을 심는다. 이 책은 현실 세계에서는 이성을 볼 때 호감이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호르몬과 뇌파를 조절한다. 그래서 청소년들은 가상세계인 오라시티에서 연애를 한다. 주인공 지이는 메타버스 세계엔 관심이 없다. 어느 날, 자신과 비슷한 현실 세계에 더 관심이 많은 듯한 수현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탈출을 시도하는데...

줄거리만 봐도 뒷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메타버스 시대는 이제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캐릭터를 만들어 게임을 하듯, 가상 세계에 접속해 또 다른 세상을 구현하는 것. 그게 좋든 나쁘든 우리 현실의 삶에 여러 가지 변수로 작용할 것임은 분명하다.

다음은 로봇 당번. 이 단편도 SF로 미래 이야기다. 달에 있는 동굴을 탐사하는 이야기다. 이제 미래는 로봇이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인간과 로봇을 비교하게 될 것이다. 인간과 로봇은 무엇이 다른가. 인본주의적 생각이 다르지 않을까. 오로지 결과만 생각하는 것 말고, 인간적인 감정 말이다. 이 단편은 인간의 비인간화 마치 로봇처럼 돼가는 세태에 대해 다루고 있다. 뭔가 섬뜩했다.

다음은 아메바리아. 평범한 학생인 줄 알았던 주인공이 알고 보니 외계인이었던 것이다. 마치 아메바처럼 인간의 외피를 벗으니, 축 늘어지는 커다란 세포처럼. 황당했지만 재밌었다.

다음은 보호감찰못 리베라. 이 단편 또한 로봇이 등장한다. 허나 이 로봇은 딱딱하고 냉정한 로봇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마음을 갖고 있는 로봇이다. 우리 사회 이슈인 아동학대 사건을 다룬다. 주인공이 아동 학대로부터 벗어나 보호감찰봇의 보호 아래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보호감찰봇 리베라를 만나면서 겪은 이야기다. 읽고 나면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다음은 위험한 페르소나. 페르소나는 가면이란 뜻이다. 주인공 이브와는 학교에서 존재감 없는 학생이다. 그에 반해 남자친구인 포타는 인기남이다. 그가 페르소나에게 접근해 사귀기 시작한다. 헌데, 언젠가부터 이브와는 포타의

리드도 머리색이나, 생김새 등 유전자 변이를 해서 그에게 수동적으로 맞춘다. 그는 인기가 있고 멋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에게 수동적으로 끌려다니게 되는데.. 포타는 점차 위험한 장난을 하자고 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난 마지막 단편인 페르소나가 제일 여운이 남았다. 마지막 인기남의 절정인 포타의 민낯이 밝혀진다. 역시 멋있어 보이는 사람도, 그게 다 페르소나였던 것이다. 백조가 우아해 보이지만 물 밑에는 열심히 발을 젓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그 민낯을 알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는 사랑받지 않더라도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p182

마지막 단편이 끝난 뒤, 작가의 말에서 여운이 길었다. 사랑받지 않더라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 명심하자.

인간이 인간 다울 수 있다는 건 오직 인간만이 가진 특권이다.

**이 책은 리뷰어스클러 서평단의 자격으로 작성하였으나 주관적으로 썼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