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주 오영선
최양선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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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란 무엇인가.

고된 일터에서 씨름하고 오면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

오롯이 긴장과 짐를 벗어던지고 나만의 안락처로 뛰어들 수 있는 나만의 아지트.

긴장이 풀어지며 편안함을 맘껏 만끽할 수 곳.

그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러니 직장인들도 주말을 기다리는 것 아닌가.

집에서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허나 집은 이중성이 있다. 나만의 보금자리가 아닌 자본의 대상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동산은 매번 문제의 대상이었다. 특히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에 부동산에 눈돌리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고, 부동산 등락에 그들의 기분도 좌지우지되며, 심지어 목숨줄도 왔다갔다 한다.

왜 이런 사태가 됐을까.

무엇이 원인이고, 이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현상황이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여기, 세대주 오영선이란 책이 있다.

이 책만큼, 대한만국을 신랄하게 묘사한 책이 있을까.

우린 모두 이 책 속에 속한 인물들 중 하나가 아닐까.

주인공 오영선은 27살이란 이른 나이에 엄마마저 여의고 세대주가 되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지만 넉넉지 않는 환경에서 준비하기가 버거워 작은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여동생과 단 둘이 살고 있는 작은 주택 전세 계약이 만료돼 나갈 위기에 처했다. 다른 집들을 알아보지만 예산 범위 안에 있는 집들은 형편 없다. 좀 괜찮다 하는 집들은 예산 범위를 뛰어넘고 직장과 멀리 있다. 또한 영선은 지금 살고 있는 집과 떨어져 있길 원하지 않는다. 왜냐면 엄마와의 추억이 깃든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회사에서 주대리와 친해지면서 청약에 대해 알게 된다. 청약을 통해 내집마련을 할 수 있으며 훌륭한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청약에 목맨다는 것.

주대리는 독특한 인물이다. 부모는 부동산 붐으로 성공해 많은 자산을 불었지만 자식에게는 씀씀이가 크지 않아 주대리는 재산을 늘리고자 매우 아끼며 부동산 공부를 해왔다. 하지만 자신의 기분전환을 위해 하룻쯤은 호텔방까지 잡으며 소비를 만끽한다.(물론 정보를 통해 저렴히 구매했지만) 왕따까진 아니어도 주로 혼자 다니는데 우연히 영선이의 청약통장을 우연히 보고 모델하우스에 가면서 둘은 친하기 시작한다. 나중에 둘의 진실한 만남과 대화가 짠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영선이에겐 소중한 곳. 휴 커피숍이 있다. 그곳에선 편안히 커피를 마시고 분위기에 취해 스트레스를 푸는 공간이다. 맘이 힘들때마다 찾게 되는 공간인데 커피 사장인 휴씨의 얼굴만 봐도 피로가 풀린다. 하지만 휴씨도 사정이 생겨 커피숍을 문닫게 된다. 휴 씨도 커피숍 자리값이 올라 더는 유지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또 영선의 친구 희진. 희진은 공무원이 된 후 결혼을 하게 된다. 공무원 커플인 신혼부부다. 허나 직장 근처는 집 값이 올라 먼 곳을 알아봐야 한다. 이 커플의 고민도 부동산이다.

이렇듯 다 각자의 고민이 있었고 그 고민의 대상은 부동산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사람에겐 누구에게도 침해받지 않는 온전한 공간이 필요하다. 그것이 집이라 칭할 수 있을까?

세상은 자꾸만 집을 자본의 대상으로 잣대를 댄다. 그럼으로 누군가는 자신의 공간을 침해받았다며 눈물을 흘리며 다른 곳을 알아보고, 누군가는 투자한 집 값이 올랐다고 박수치며 좋아할 것이다. 집의 이중성이다.

집이란 무엇인가? 많은 생각과 여운을 주는 책이다.

희진이 생각하는 시간에 대한 구절...

삶의 시간은 수직으로 상승만 하지 않는다.

시간은....... 부드럽고 완만한 선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점으로 머물며 사라질 듯하다가다 도 어느 순간, 자라나 면이 되기도 한다.

웅덩이처럼 고여 있는 물이 되기도 하다가 때로는 하강하고 솟구치면서

다른 방향으로 갈라져 흩어진다.

반짝이며 사라지는 불꽃처럼 찬란한 빛이 되기도 한다.

때론 항간처럼 비어 있고 보이지 않는 여백으로 남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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