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하우스 민음사 모던 클래식 50
니콜 크라우스 지음, 김현우 옮김 / 민음사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민음 북클럽 회원이 아니었다면, 우연히 증정본을 받은 100명 안에 들지 않았다면 내가 이 책을 읽는 행운을 누리지 못했을 수도 있다. 오늘의 신간들은 늘 차고 넘치니까.

<그레이트 하우스>의 목차를 보면 1부와 2부의 소제목들, 세 개가 겹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소제목이 2부에서 순서가 바뀌어 있다. 인쇄가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나갔다. 기억의 중첩 혹은 이야기의 연속성?  

이 소설은 오래된 책상, 유태인의 역사, 2차 세계대전, 칠레의 독재, 인간의 집념, 고독, 사랑, 기억, 여행, 질투,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해 주세요'라는 간호사의 말로 시작되고, 작가인 '나'는 예루살렘의 병원에서 자기가 자동차로 친 남자가 의식을 완전히 잃지 않도록 세헤라자데처럼 이야기를 한다. 한 사람의 생명을 건 기나긴 이야기.  

'거대하고, 위협적인, 자기가 놓인 방의 주인을 내려다보는 것 같은 물건'인 거대한 책상의 여정을 뒤따르다보면, 그 책상에 얽힌 사람들이 겪은 각각의 상처가 드러난다. 소중한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자기의 상처를 끌어안고 고통에 겨워하면서도 견디며 나아간다. 시간은 사람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흘러 지나가므로.    

<그레이트 하우스>는 뒷심이 강한 이야기다. 낯선 이름과 거리, 사람들에게 익숙해질 때쯤 1부가 끝나고 2부가 읽을 마음이 더 생긴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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