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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그곳
승재우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이상하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1. 정상적인 상태와 다르다.
-2. 지금까지의 경험이나 지식과는 달리 별나거나 색다르다.
-3. 의심스럽거나 알 수 없는 데가 있다. / 네이버 어학사전
도대체 어디일까?
어디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일까,
그저 정말 순전히 제목에 이끌려 읽고 싶었던 소설.
의심스러운 그곳, 색다른 그곳, 정상적이지 않은 그곳...
이상한 그곳
책을 읽기 전 어마 어마한 두께에 한 번 놀라고,
책을 펼치고는 여백의 미 없이 촘촘히 적힌 글밥에 놀라고... ㅎ
와우 - 어떤 곳인지 글을 읽기 전 대충이라도 상상 좀 해 보고 싶었지만,
그림 한 장 없어서 무얼 상상하기도 어려웠지만,
책을 읽는 중반까지도 !!!
나는 그곳이 어떤 곳인지 상상을 할 수 없었다.

이상한 그곳
대민 : 눈 떠 보니 낯선 들판. 집 근처 산 처럼 생겼지만, 자신이 살던 아파트는 보이지 않고,
가까운 마을로 도착해서 겨우 알았다. 자신은 2020년을 살고 있었지만, 그 곳은 2013년이라는 것을...
태현 : 대민보다 2년 빠르게 이상한 그곳에 온 남자, 대민이 이상한 그곳에 대해 좀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정보를 전해주지만, 어딘지 무언가를 숨기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서하 : 이상한 그곳에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여자. 평범한 사람. 그곳에서 서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대민이나 태현같은 사람들이 보이고, 그들이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 갈 수 있도록 협조한다. 하지만, 여전히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 같다.
어쩐지 낯이 익은 듯, 하지만 또 낯선 곳. 이상한 그곳,
잠을 자다 눈을 뜬 것 같은데 눈을 뜬 곳은 안개가 자욱한 넓은 들판.
자신의 스마트폰도 지갑에 있는 돈도 주머니에 그대로 있는 것으로 봐서
어떤 습격을 받은것도 아닌것 같지만,
몇 시간 동안의 기억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확인했지만, 통화는 연결되지 않으며 핸드폰에 떠 있는 시간도
2020년 1월 9일 오후 9시 23분을 표시하고,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곳에 갑작스럽게 오게 된 대민은 그곳에서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존재이며,
그는 먹지 않아도 배설하지 않아도 살아 갈 수 있는 존재가 된 자신이 너무 당혹스럽다.
이리 저리 떠돌며 어떻게 된건지 확인하는 도중 자신을 알아 보는 것 같은 여자 서하를 만나고,
서하를 통해 이 세계에 자신 뿐 아닌 자신과 같은 존재가 또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만난 태현에게 이상한 그곳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곳을 벗어나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 갈 수 있는 방법을 듣게 되지만,
방법을 알아서 풀어야 한다며 알려준 이야기는
너무나도 수수께끼같은 문장일 뿐이고,
어딘지 모르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계속 받게 된다.
과연 태현이, 그리고 서하가 숨기고 있는 진실은 무엇인가?
대민은 이상한 그곳을 무사히 벗어 날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처음 읽으면서는 대민이가 이상한 그곳에 적응하지 못하고
헤매고 헤매고 헤매듯,
나 역시 책을 읽으면서 같이 헤맸다.
여기가 어디인거야? 대체 무슨 일 인거야?
이 사람이 죽은건가? 그렇지만 또 그건 아니라고 하고...
중반까지도 나는 갈피를 못 잡았다.
너무 이상해서, 무얼까.. 이 이상함은...
중반 이후 부터,
하나 하나 수수께끼가 풀려가며
답답하기만 했던 대민이의 행동이
어쩐지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고,
그게 맞을 수 있구나 싶었다.
소설속에서 등장하는 어떤 선과 악의 대립이
선함과 악함의 갈등이
파국을 몰고 오는 그런 스토리로 풀리지 않고,
그들만의 어쩔 수 없음이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읽혀져서
책을 다 읽어 갈쯤엔 괜시리 찡~하기도 했다.
하지만,,,
책이 끝나는 시점.
책을 다 읽었구나 하는 그때.
나는 작가에게 한 방 먹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아...
이런 끝, 이런 물음표, 이런 고백.
읽어 보시길, 그리고 상상 해 보시길,
그리고 느껴 보시길...
추천한다.
그리고 나는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 기대한다.
2021년을 살고 있는 어떤 누군가의
2031년 이상한 그곳에 대한 고백을...
기다린다.
약속한 날이 되면 어김없이 모습을 보이고,
그자는 그 날에만 말끔한 옷을 입고 나타난다.
그자를 찾으면 방법이 보이고,
약속된 장소에서 1초에 한 번
정확하게 박자를 맞춰야 한다.
이상한 그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