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잰디 넬슨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4월
평점 :
가끔 신랑의 얘기에 내가 무슨 반응을 해야할까 싶을때가 있다.
"어제 형 꿈을 꿨어." 라는 말...
"형이 오빠가 보고 싶었나보다. 꿈에도 찾아오고~"
대꾸를 해 주기는 하는데, 신랑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사실 감히 헤아려지지도 않는다.
갑작스럽게 맞이하게 되는 누군가의 죽음은 언제고 어디에서고
마음이 아프다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도 모자를테지...
그런 상실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 한 소설.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가족
할머니 : 동네 모든 정원의 화초들을 지나치지 못하고 돌보지만, 정작 다른사람이 자신의 정원에 손 대는건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때로는 캔버스에 거침없이 표현하는 열정적인 모습도 보이며, 두 손녀 베일리 워커와 레니 워커와 함께 산다.
베일리 워커 : 연기에 재능을 보이며 배우를 꿈꾼다. 누구나로 부터 사랑을 받고, 그녀가 다니는 곳엔 항상 사람이 있다. 독서광이며 토비 쇼의 연인이기도 한 그녀는 동생 레니 워커의 마음의 기둥이기도 하다.
토비 쇼 : 카우보이가 너무 잘 어울리는 핸섬가이, 근사한 외모와 연인 베일리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로맨티스트. 베일리 워커와의 결혼을 꿈꾼다. 하지만...
조 폰테인 : 환한 미소와 함께 레니 워커의 반으로 전학 온 인물, 기타등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지만 그것만이 그의 매력의 전부는 아니다. 프랑스 인 아빠의 값비싼 와인을 레니 워커를 위해 몰래 땄다가 발각되고 벌로 집에 감금된다. 레니에게 달려 가고 싶은 마음까지 가둘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소설 속의 주인공 레니 워커!
<폭풍의 언덕> 을 스믈세 번이나 읽었으며, 치정 로맨스에 불타오르는 독서광.
클라리넷 연주를 특기로 갖고 있지만 어쩐지... 언니가 죽은 후로는 책도 음악도 의미가 없다.
그 누구도 자신을 이해 못 한다는 생각에만 사로 잡혀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언니의 연인이었던 토비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 만 같다...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상실
어느날 두 딸을 할머니에게 맡기고 사라진 엄마.
베일리도 레니도 엄마가 보고 싶고, 어떤 사람인지 너무 궁금하지만
기억 속에 엄마 모습은 없다. 하물며 이름도 모른다.
할머니는 그저 엄마는 모험심이 뛰어나서 어딘가 여행하고 있을거란 얘기 외엔 해 주는 얘기도 없다.
엄마의 자리가 비워있어도 레니는 괜찮다.
언니 베일리가 있으니... 언니와 약속했다.
엄마처럼 갑자기 사라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그리고 언니는 그러마 하고 대답도 했다.
그런 언니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버렸다.
언니, 보고 싶어.
언니가 앞으로 놓칠 게 너무나 많다는 걸 견딜 수 없어.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언니가 떠난 빈 자리를 감당하긴 너무 버거운 레니.
그런 레니 앞에 갑자기 다른 의미로 보이기 시작한 언니의 연인, 토비 쇼.
자신의 슬픔을 모두 이해할 것 같은 그, 그의 슬픔을 모두 이해할 것 만 같은 레니.
하지만 또 다른 의미로 자신의 심장을 두드리는 조 폰테인.
과연 레니는 언니의 침묵을 어떻게 견디어 낼 수 있을까?
절대로 엄마처럼 사라지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
언제나 서로의 곁에 있기로 해놓고.
언제나, 언제나, 언제나!
그게 유일하게 중요한 약속이었어, 베일리 워커!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하늘
레니에게 하늘은...
누군가 그리울 때 쳐다 보며 위로 받는 곳이기도 하고,
슬플때 비가 주륵 주륵 내려 자신의 슬픔을 함께 흘려 보낼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어려운일을 해내야 할때 푸른 하늘만 봐도 그 하늘 아래 잘못된 일 따위 없을거라 생각하게 하는 힘을 가진 그런 곳이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고 했다.
"그건 착각이야, 레니.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네 발치에서 시작하지.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조 폰테인에게 보여서는 안될 장면을 보이고 서로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을 쯤
용서를 구하러 간 레니는 그곳에서 조의 발을 보게 된다.
나는 조에게 용서를 구하지도, 해명하지도 않았다. 널 만난 게 내 평생 가장 멋진 일이라는 말도, 네가 나의 유일한 사랑이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꺼낸 게 발 얘기였다. 발.
"네 발. 처음 봤어."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레니는 과연 조의 발을 본 것일까?
자신의 혹은 조의 하늘을...
보게 된걸까?
분명 굉장히 슬픈 이야기인데, 깊은 슬픔에 빠질 쯤 터지는 사건 사고들 덕분에
무거운 마음으로 어둡게 읽어가진 않았던 이야기.
레니 워커의 흔들리는 마음과 솔직한 감정들이 어쩌면 너무나 이해되고 공감되어 그럴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그랬던것도 같다.
밝은세상 출판사의 책을 몇 번 만나보았는데 모든 책이 다 좋았다.
먼저 번 책도 좋았지만, 이번 책 역시 꽤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과
반전 같은 뒷 얘기도 참 좋았다.
아무도 날 이해 못 한다는 생각에서 누군가 나를 이해 한다는 생각까지
그 위로가 어쩐지 경쾌하게까지 읽혔던 이야기.
한 번 읽어 보길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