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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럴컴뱃 - 게임 중독과 게임의 폭력성을 둘러싼 잘못된 전쟁
패트릭 M. 마키.크리스토퍼 J. 퍼거슨 지음, 나보라 옮김, 한광희 감수 / 스타비즈 / 2021년 8월
평점 :
원래 일주일 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금, 토, 일 3일이었다. 그것도 저녁 9시 이후엔 절대 노트북도 태블릿도 건드릴 수 없었더랬다.
... 그래 모두 과거형이다.
코로나19 이후로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던 게임 시간은 이제 당연한 듯 매일 하루 2시간씩으로 변했고
내가 자리를 비운 때라면 그 시간은 사정없이 늘어만 갔다.
사실 뉴스에서 이곳저곳에서 게임을 하면 뇌가 어쩌고, 폭력성이 어쩌고
이런 글들을 보았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 걸 반대했던 이유도 있지만
홀로 하는 게임보다 온라인상에 누군가와 대화가 오고 가는 게임은
그 대화라는 것에 70%는 이상한 욕들이 섞여 있어서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되어 못 하게 하기도 했었지만
결국... 친구들을 온라인 게임상에서 만난다고 하니 무조건 반대할 수도 없었다.
게임의 폭력성에 대한 해답을 알 수 있길 바라며 읽은 책
모럴컴뱃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그것
게임은 실제 하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현실에서의 내 행동보다 조금은 더 과격한 조금은 더 과장된 행동을 보여주기도 한다.
상대를 제압해야 내가 성공하는 (어찌 보면 이건 현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기도 하다. 씁쓸하게도...) 그 상황에서
전략을 짜고,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기도 하고 과감한 공격도 해 보기도 하고...
그렇게 여러 복합적인 행동을 거쳐 내게 승리가 주어지는 순간의 그 쾌감.
아이들이 한때 유행했던 배*그라운드 게임을 친구들 다 하는데 자신만 못해 봤다며 한 번만 해 보고 싶다고 징징징 하는 바람에 깔아주었다가 식겁했던 경험.
맨손, 맨몸으로 시작하는 화면에서 누군가의 뒤통수를 치고, 그 캐릭터의 죽음 이후 떨어진 아이템을 신나게 장착하며 야호를 부르는 아이의 모습.
적이 나타났을 때 망설이지 않고, 총을 난사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좀 두려웠다.
아이가... 실제 현실에서도 누군가의 뒤통수를 치고, 다른 사람이 이루어 놓은 작업을 쉽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걸 당연하게 여기면 어쩌지? 도대체 이런 게임을 내가 왜 허락했지? 그러고는 바로 게임 금지.
<콜 오브 듀티>에서 혼자 적 군대를 괴멸시키는 것처럼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근사하다고 느끼는 일들 - 성공, 힘든 일의 극복, 적에 대한 승리 등 -을 과장해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럴컴뱃
힘든 일이지만 해 냈다는 그 짜릿한 경험 때문에 우리는 비디오게임이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폭력적 미디어 게임 탓
2005년 힐러리 클린턴은 기자회견에서 비디오게임을 각종 사회문제의 원흉으로 지목했다.
물론 그 이전 시대에서도 비디오 게임을 향한 우려 섞인 목소리는 계속되었었다.
다만 그 이전에는 어느 정도의 목소리였으나, 제대로 '게임 탓'이 되어 버린 건 1990년대 말 학교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며 언론 매체는 일이 일어나게 된 원인보다는 가해자들에게 초점을 맞췄고
우연히도 혹은 하필이면 가해자들은 호건스 앨리라는 건 슈팅게임을 플레이한 후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 이후로도 총기 난사 사건은 발생했고, 미디어 폭력이 끔찍한 사건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주를 이루었다.
나 역시도 폭력적인 게임을 하면 아이가 당연히 어떤 문제 해결을 폭력적으로 할까 두려웠고, 걱정되는 마음이 있다.
그러나 정말 비디오 게임의 폭력성이 현실에서도 폭력성으로 나타날까?
카타르시스 효과
게임은 스포츠와 비슷하게 우리가 타고난 동물적 본능을 발산할 출구를 제공함으로써
우리를 덜 폭력적으로 만들고 덜 공격적으로 만든다.
모럴컴뱃
어찌? 공감이 되시는가요?
게임에서 에너지를 발산해 버릴 수 있기 때문에 현실은 오히려 덜 폭력적이고 덜 공격적으로 살 수 있다는 의견.
우리는 비디오 게임의 폭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꽤 오랜 시간 노출되고 세뇌되어 왔는지도 모르겠다.
그 반대의 의견이 있더라도 관심받지 못하였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어떤 사회적인 원인보다는 게임으로 그 원인을 돌려 버리는 것이 편했던 것도 한몫했겠다.
지금부터라도 반대의 의견에 귀를 한 번 기울여보자.
내가 알고 있던 사실이 정치적인 의도를 지닌 과정을 거쳐 정해진 결과로 나왔음을 확인할 수도 있다.
책을 읽고 나 역시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을 이유를 찾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여전히 걱정은 된다.
(이래서 세뇌가 무서운 것인가...!)
책을 읽었다고 갑작스럽게 게임을 장려할 순 없겠지만
게임이라는 것에 부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그 효과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책을 게임 중독으로 걱정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