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은 사서 내 소유로 쓰는 것이 당연했던 시절에서
렌털, 약정 기간 내 빌려서 사용하는 것이 익숙한 시절로 변화되고 있는 요즘.
정수기, 자동차, 공기청정기, 안마의자 등등... 렌털 서비스를 쉽게 만날 수 있지만
나는 이런 렌털 서비스는 처음 보았지 뭐야.
이런 걸 빌려서 어디다 쓰지? 어떨 때 빌리는 거지?
궁금증만 한가득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대여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 아주 간단한 응답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책이 한 권 완성되었다며 흥미롭다 하는 작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대여 서비스>를 진행하는데 성공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라는 욕구의 꿈틀거림!
심리 상담사 고코로야의 "급여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가치는 있다"의 글을 읽고 내면의 욕구가 터져 나오는 기분을 느껴 버린 작가.
그렇게 고코로야의 글에 마음이 동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탄생 시켰다.
그래도 무언가를 하는 서비스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규칙은 있다.
책의 차례에서도 나타나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목표는 사람 한 명분의 존재를 제공한다
개성을 드러내지 않는다
나답지 않아도 된다
거리를 좁히지 않는다
하지만 고립시키지 않는다
돈에 얽매이지 않는다
인간관계를 가성비로 잴 수 있는가
AI에 대항하지 않는다
유능하려고 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차례만 읽어도 흥미롭다.
자신이 의뢰받은 사례를 소개하며 작가의 생각을 펼쳐내고 있다.
공원에서 밤바람을 맞으며 맥주 한 캔 마시고 싶은데 혼자 있으면 수상해 보일까 걱정된다며 함께 하자는 의뢰.
이 의뢰에 작가는 응하고, 함께 맥주를 실컷 마셨다.
이 정도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닌데...?
아마추어 소설을 쓰는 사람이 혼자 쓰다 보면 자꾸 딴짓을 해버린다며 자신을 감시해 주는 역할을 해 달라 의뢰한 경우도 있다. 이때 감시는 작가가 이 사람의 앞에 그저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꽤 독특한 의뢰가 많았고, 이런 걸 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던 내 우려와는 달리
작가는 초반 300명 정도의 팔로워 숫자가 10만 명을 넘어서는 경지에까지 다다른다.
그 경험을 통해 책도 내고, 만화도 그려지고, 방송에 출연까지 하게 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무언가를 잔뜩 이뤄내는 작가.
마음대로 살아도 좋지 아니한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의뢰를 받고 그에 대한 무언가를 한다.
그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실로 어렵고, 대단하며 엄청난 일은 아니지만
굉장히 인간적인 행동이 많다.
함께 공연을 가 달라고 한다거나, 함께 술을 마셔 달라거나,
함께 걸어 달라거나, 함께 어딘가를 가 달라는 등...
혼자여서 어려운 것들이 옆에 그것이 누구든, 나를 응원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함께 옆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용기가 되고, 위로가 되는 그런 우리들의 삶.
누군가와의 동석 혹은 동행.
사람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있지만 누구보다 무엇이든 잘 해 낸 작가의 태도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의 대여 서비스가 성공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존재 가치가 있다는 작가의 말을 믿고 싶다. 아니 믿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