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더운 여름이다.
나의 더위를 좀 먹어 주련~ 하고 싶을 만큼... ㅎ
내 더위 사라~ 하고 얘기해도 내 더위를 아무도 안 사갔는지 참 덥다.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 사서 사무실 점심 시간에 홀로 책 읽는 이 시간이 참 좋다.
그런 와중 이야기를 먹는다는건 어떤 느낌일까?
제목이 궁금해서 너무 읽고 싶었던 책
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
기억을 삼키는, 화괴
도서관 사서 선생님의 급작스런 퇴사로 사서 대행 업무를 맡게 된 도서부장 세월이.
최근 도서관의 책 분실 사건으로 예민해 있던 세월은 도서관 구석에서 마주친
책을 먹고 있던 괴물을 마주친다.
그리고 서서히 모습을 변하던 괴물은 학교에서 전교 1등을 하던 남학생 임혜성으로 변하는데...
이야기를 먹고 사는 괴물임을 밝힌 혜성은 이야기를 먹지 못해 책이라도 먹고 있었음을 고백하고,
도서관 책 분실 사건의 범인인 혜성에게 더 이상 책을 먹지 말라 경고하는 세월.
세월은 혜성에게 책 대신에 고민 상담소를 차려서 친구들의 이야기를 먹는 건 어떠냐는 제안을 한다.
그리고 고민 상담부에는 각자의 고민을 가득 안고 발걸음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로 가득 차게 되는데...
타인과의 감정 공감
세월은 괴물을 봐도 놀라지 않고, 오히려 책을 걱정했던 아이.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 변화가 크지 않고, 그저 덤덤하다.
그리고 누군가의 이야기, 기억을 먹고 살아 온 화괴, 임혜성은 마찬가지로
인간이지 않기에 인간의 감정을 공감하기 어려워 한다.
그런 그들에게 고민을 가득을 갖고 상담하러 오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그저 "먹을것"으로만 느껴지는 이야기 일 뿐, 애초 고민을 해결 해 주려는 마음은 없다.
이야기를 먹게 되면 관련한 기억이 삭제 되기때문에 고민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도 이유였으리라.
그런 세월도 혜성도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의 고민이
그저 "먹을것"이 아닌 마음을 움직이고 이해하는 것으로 점차 변하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야기를 이루는 것
누군가의 고민이 그저 나 혼자만의 고민이었다면
그래서 그 이야기가 "먹을것"으로 대체 되어 내 고민이, 기억이 삭제 된다면
그건 고민이 해결 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
고민은 지워졌지만 그 상황이 그리고 나라는 사람이 변하지 않는 이상
그런 고민은 충분히 다시 발생 할 수 있을 여지가 있다.
또한 고민이 누군가의 관계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그래서 그 고민이 "먹을것"으로 대체 되어 기억에서 삭제 된다면
나 아닌 다른, 마주한 관계에 있는 상대에게서는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
이루지 못할 꿈도 이루지 못할 사랑도 ... 이루지 못할 거라면
차라리 그냥 기억에서 없애 버리기를 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런 시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이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게 기억을 삭제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세월과 혜성이 점차 갖게 되는 감정의 공감선이 천천히 마음에 스며들었던 책.
<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
학업 성적, 진로, 연애, 우정...
그들이 가져야 하는 암담한 고민들을
먹어주는 괴물. 하지만 아름다운 판타지 이야기.
한 번 읽어 보시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