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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주 ㅣ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박해로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섭주... 가 본 적이 있는가?
아니, 섭주라는 지명을 들어 본 적 있는가?
놉!
네비게이션에 입력하려 하지 마시게.
그곳은... ....
섭주

섭주
무속신앙
보통 무언가 잘되게 해 달라는 바람 혹은 무언가를 내쫓는 행위로 진행되는 굿 판.
그런 바람들이 나쁜건 아니지만 대체로 어른들은 아이들이 가까이 가지 못하게 했고,
그런 이유때문인지 여전히 무당은 가까이 가면 안되는 사람, 무서운 사람,
자칫하면 그 무당이 내 쫓는 귀신이 내게 붙을 수 도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피하지 않고 마주한 <섭주>
어디선가 스스스 하고 뱀이 튀어나올 것 같은 불안함,
거울 속 다른 사람이 비칠 것 같은 두려움.
어디선가 나타날 것 같은 소머리 귀신!
한국전통 호러 소설 <섭주>

섭주
방울과 청동거울
전과자로 직업 구하기가 어려운 최영우.
그는 다흥에 위치한 병원의 부속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공사에 작업자로 일자리를 얻었다.
하지만 전직 병원장이었던 다흥 국회의원의 부친상으로 장례기간 동안 공사가 멈췄고,
숙식을 해결하기 어려운 최영우는 버려진 집이 있다며 그 곳에서 잠시 지내고 있으라는 조장의 이야기에 그 곳으로 향한다.
아쉽게도 전과자라는 사실때문에 제대로 된 잠자리 조차 제공 받지 못하는 최영우.
그리고 그는 우연히 화장실에서 조의금 봉투 다발을 갖고 있다 쓰러진 남자의 곁에 있게 되었고,
그는 빠르게 조의금 봉투의 돈들을 챙겨 도망간다.
버려진 집, 흉가.
누구도 관심갖지 않고, 어떤이의 방문도 없을 것 같은 곳으로 우선 몸을 피한 최영우.
그는 그 집의 한 구석에 있는 짚단 아래 돈을 감춰준다.
그 날부터 시작되는 악몽과 몸살.
소머리 귀신이 나타나 짚단 아래 숨겨 있던 방울과 청동거울을 섭주에 가져 다 놓으라는 계시를 받게 되는데...
우린 나약한 인간일 뿐이오. 사탄이 진짜 존재하는지, 혹은 그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실재하는지 아무 것도 알 수 없소. 신적 대상의 실존을 가타부타 할 권리조차 우리에겐 없단 말이오.
섭주

어쩐지 표지와 너무 잘 어울리는 배경. 스스스 뱀이 나타날 것 같기도... <섭주>
사파왕과 우녀
뱀의 왕과 소를 몰고 다니는 우녀.
사파왕과 우녀의 이야기로부터 전해져 온 섭주에 불어닥친 피 바람.
아니 피로 물든 뱀들.
과연 방울과 청동거울이 불러 온 것은 무엇이었을까?
돌고 돌아 다시 찾아 오게 된 건 무엇이었을까?
왜 다흥이고 왜 섭주였을까?
무섭지 않다 무섭지 않다 나를 세뇌하며 읽었지만
꿈 속에서 소머리와 뱀이 난리를 피우는 바람에
자고 일어나서 한동안 몽롱한 정신을 갖게 한, <섭주>
모든 이야기는 돌고 돌고 돌아온다.
그리하여 무서운 것이다.
내가 지은 죄가 내가 지은 업보가 돌고 돌아 찾아 올까 싶은 마음이...
시엄마가 종종하시는 말씀.
"자식 잘되라고 그러는 것이지. 내 업이 다 돌고 돌아 너네한테 갈텐데.
그래서 잘해야 하는거야. 손해 보면 좀 어때."
말이 통하지 않는 공포보다 말이 통하는 공포가 살아 숨쉬는 곳!
그 곳이 바로 섭주다.
섭주

섭주
자, 이제 섭주가 어디인지 좀 알 것 같으신가요?
여전히 모르겠고, 궁금하시다면 한 번 읽어 보세요.
네비게이션에 입력해야 하는건 아니라는 거~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삶은 계속될것이다.
섭주
작가의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
신을 빙자하여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가짜 무속인은 처벌받아야 마땅하지만, 신을 의탁하여 타인에게 선을 행하는 참 무속인은 존중받아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지 않은 한국전통의 무속은 우리 민족의 기복신앙이었고 궁극적으로 '널리 사람을 복되게 하는데' 존재의 가치가 있다.
<섭주> 작가의 말 중...
덧)
작가의 전 편 소설들을 섭주에서도 만날 수 있는데, 잘 찾아 보시길 바란다.
작가의 전 작... <신을 받으라> <올빼미 눈의 여자> <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 : 살> 등
참고로 <신을 받으라>는 <섭주> 속 실내 포장 마차인 "술을 받으라"로 나왔다.
이 작가님의 센스 어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