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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잠시 멈춤 - 가장 소중한 것에 커넥트하기 위한 20년 디지털 중독자의 디지털 디톡스 체험, 2021 세종도서 문학나눔 교양부문 선정
고용석 지음 / 이지북 / 2021년 5월
평점 :
아이에게 종종 듣는 이야기.
"책 보다 재미있는게 너무 많은 세상이야~ 자꾸 책 읽으라고 하지마."
생각해보면, 나 어릴땐
5시에서 7시 사이 티비에서 만화가 방영하는 시간엔
나도 어김없이 티비 앞에 앉아 있었더랬다.
그리고 그 시간 외에는 친구들과 동네에서 놀기도 하고,
학원도 다니고... 그리고 남은 시간엔 책을 읽었다.
그래서 밤에 책을 읽고 자느라고 급격히 시력이 나빠지기도 했던 것 같다.
학원, TV, 친구들과의 놀이는 시간 제약이 있었고,
책 읽기는 상대적으로 시간 제약이 없어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놀이(?)였다.
지금은...
시간, 장소 제약 없이 "스마트기기" 하나로 어디서든 신나게 놀 수 있다.
그곳이 어디든 "핸드폰" 하나면 심심함도 두려움도 없이 어떤 시간도 버틸 수 있다.
그나마도 어릴땐 책 읽기가 가능한데,
핸드폰을 손에 쥐어주고 고학년이 되니 더 이상 내 협박(?)은 통하지 않는다.
디지털, 잠시 멈춤

디지털 잠시 멈춤
작가의 스마트폰 사용을 극단적으로 최소화하며 몸과 마음의 변화를 추적하며 기록한 책.
작가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했다.
우리 뇌는 정신적 고도 비만증에 걸려 있다
뇌에 필요한 다이어트, 디스커넥트
내 삶의 중요한 것에 커넥트하는 방법
타인의 판단
조작된 추천
스마트폰이 보여주는 세계를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머릿속에 쑤셔 넣는다.
어딜 가도 사람들은 항상 '먹는중'이다.
디지털 잠시 멈춤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를 아이가 한 번 사용하고 나면
유튜브에는 아이들이 보던 영상과 비슷한 관련된 영상이 추천 메인에 잔뜩 떠 있다.
유튜브를 거의 보지 않는 내가 사용할때와 아이가 사용할때의 차이라고 할까...
그 추천 영상은 알고리즘을 통한 추천 영상일테고...
대신 나는 내가 종종 이용하는 쇼핑몰에서 그런 경험을 또 한다.
우습게도 다른 사람의 이용 후기를 읽으며
누군가가 이 제품이 이럴때 좋다고 하면
당연히 내게도 좋을 것 같은 착각에 쉽게 구매 버튼을 클릭하기도 한다.
제품을 직접 볼 수 없으니 제품 설명에 대한 내용을 하나 하나 꼼꼼히 훑어 보기 보다는
우선 사용자 후기로 가서 다른 사람들의 추천 의견을 먼저 확인한다.
그렇게 나는 내 판단보다는 다른 사람의 판단을 우선적으로 하고 구입해 버린다.
아이러니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귀
내가 참 잘못하고 있는 행동이 떠올랐다.
아이들의 예쁜 모습은 자꾸 카메라에 남겨 놓고 싶어서 찍어대고,
책을 읽을 때도 맛있는 것을 먹을때도, 좋은 풍경을 볼때도
자꾸만 스마트폰을 꺼내 카메라 렌즈를 들이댔다.
그걸 막둥이 삼딸이 고스란히 따라중이다.
먹기전에 잠깐! 하고는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
그때는 그냥 쪼꼬미가 무슨 사진을 이렇게 찍어대 하고 말았는데...
책을 읽고 얼마나 반성을 했던지...
머리로, 마음으로 기억해야 할 순간들을
그저 핸드폰 메모리카드에 저장할 뿐인 나의 무심한 행동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나쁜 모습이었는지를...
카메라 렌즈에 담는 대신 내 눈으로 찍고,
메모리 카드 대신 내 머리와 마음에 저장해두어야 함을 깨닫는다.
스마트폰의 무능함으로 얻는
나의 유능함
역설적이게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내려 놓으면
나는 어떻게 해서는 나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올려
문제 해결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해 왔던 정보 검색 등 문제 해결 능력은
그저 스마트폰의 능력일 뿐...
하여 스마트폰을 내려 놓고, 나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해 보라고
책은 권유한다.
집중은 존재를 만든다
디지털 잠시 멈춤
이 책에서 가장 내 마음을 울린 문장이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순간 나는 스마트폰이 된다.
이것저것 다 할 줄 아는 만능 스마트폰.
스마트폰에 집중해서 이것저것 할 줄 아는 만능이 된 나에게
스마트폰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게서 "집중력"을 빼앗아 간다.
가치 있는 것에 나를 집중하는 연습과 노력.
나를 지키려는 움직임.
내가 나로 살기 위한 나의 노력.
<디지털, 잠시 멈춤>
당신은 하루 스마트기기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