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궁금했다.
드라마에서는 기억상실이 참 자주 종종 일어나는 일인데
현실에서도 그럴까?
만약 기억상실이 아니라 그저 기억을 봉인해 둔거라면
그 기억은 찾을 수 있는 건가?
기억을 봉인하던 상실하던
확률은 반반.
기억이 떠 오르거나 혹은 영영 잊혀지거나
그런 50% 확률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책.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나는 나로, 혹은 또다른 나로...
나는 극도의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또 다른 내가 된다.
평범한 삶을 살던 내가 스트레스에 몰리면 그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내가 아닌 내가 튀어 나온다.
바로 눈 앞에서 엄마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는 걸 보았다.
숨길 수 없던, 참을 수 없던 재채기 때문에 가족의 가장 중심이었던 엄마가 죽었다.
그리고 나는...
나는 다중인격이 되었다.
소설 속 나는, 소설 속 염지아는 그렇게
염지아와 윤혜수 사이를 오간다.
간병인 염지아로 살던 나는
동료의 부당한 모습에 스트레스를 받다 윤혜수의 인격이 튀어나와 버렸다.
그리고 혜수는 그 동료의 손에 연필을 꽂아버렸다.
그렇게 또 극한의 상황에 마주해 버렸다.
안타깝게도 19년의 기억을 윤혜수에게 빼앗긴 채,
19년 후 염지아는 자신으로 돌아 온다.
그리고 염지아 자신으로 돌아 왔을때
자신의 손에는 삽이 들려있고, 발 아래 쪽엔 아직 채 묻지 못 한 여자 시신이 놓여 있다.

또 다른 나의 행적을 쫓아 내가 한 일을 밝힌다
19년의 기억이 통으로 사라진 염지아.
19년의 기억을 통으로 빼앗아 간 윤혜수.
대체 나는 왜 시체를 산 속에 묻고 있었을까?
100킬로그램을 찍던 몸무게의 염지아는 왜 반토막 몸무게를 갖고 있었을까?
모르는 여자였다.
언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 모르는 여자였다.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오른손이 한 일은 왼 손이 알아야 한다
나를 반으로 잘라, 염지아와 윤혜수 두 인격으로 사는 나는...
윤혜수로 살 던 19년의 흔적을 좇아 묵진으로 향한다.
지아에게 놓여진 단서는 카메라 속 세 장의 사진.
양원 페리(배), 세탁소, 세차장.
이 단서를 가지고 묵진으로 향하는 염지아.
그 곳에서 그녀는 자신을 노리고 있던
동료에게 연필을 꽂아버린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
지금은 르포 기자가 된 전직 형사 규식을 만난다.
그리고 그녀는 윤혜수의 행적 하나 하나에 다다가며
결말에 가까워 짐을 느낀다.
규식이 그 결말에 먼저 다가가기 전에 지아가 먼저 당도해야한다.
과연 그녀가 밝혀 낼 비밀은
결말에 먼저 다가가는 건 누구일까?
정신차리고 보니, 나는...
숨을 멈추고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턱이 아프게 어금니를 물고
있었다.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을 읽고
작가는 이런 글을 쓰는구나...
작가가 된다는건 이런 스토리 정도는 구상해야 하는거구나...
그래야 책을 쓸 수 있는거구나... 하며 감탄했던 소설.
작가가 아무렇지 않게 던진 떡밥들을 나는 그게 떡밥인줄도 모르고
그저 스토리에 빨려들어가 무심코 넘겨 읽어버렸다.
그리고 결말에 다가가서, 아...!!!
외치고 순간 멍~ 하게 5초 정도 있었던것 같다.
조각 조각이 모여 퍼즐을 맞춰 나가듯 읽게 된 소설.
마지막 한 조각 맞추기 전까지 이게 무슨 그림인지 감히 상상도 못하며
읽었던 소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아니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도 한 번 읽어 보길 추천하는 책.
50% 확률로 기억을 찾길 기대하며 읽고,
100% 만족으로 마지막 장을 덮은 책.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