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간에 맞지 않는 ㅣ 아르테 미스터리 18
구로사와 이즈미 지음, 현숙형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부터 무슨 뜻 일까 싶었던,
표지 역시 케익같은 것에 아이가 앉아 있는가 싶기도 하고,
보통 표지와 제목으로 어떤 소설일까를
혼자 상상하며 읽게 되지만
이 책은 전혀 어떤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인간에 맞지 않는

인간에 맞지 않는
일본 전역에 알 수 없는 병이 돌았다.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이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바뀌어 버리는 병.
이 병명의 이름은 '이형성 변이 증후군' 혹은 뮤턴트 신드롬이라 불렸다.
청년층이 걸리는 병이지만, 모든 청년층이 걸리는 병은 아니었으며
오로지 은둔형 외톨이나 니트족이라 불리는 부류에서 특정적으로 발생하는 병이었다.
치료제도 없었고, 전염성도 없었지만
갑자기 어느날 예고 없이 찾아 오는 병이었다.
그리고 사회는, 정부는 그렇게 병이 발생한 이들을
죽은사람으로 인정한다는 발표를 한다.
인간의 기능을 상실한,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일절 하지도 못했고,
형태 또한 혐오스러운 모양이었기에 각종 사회 문제도 발생했다.
또한 치사율 100퍼센트로 인정한다는 정부의 발표로
병이 걸리면 일단 사망 신고를 해야했고, 인권을 잃었다.
인간에 맞지 않는
무수하게 돋아난 짧은 다리는, 자세히 보면 인간의 손가락 모양이었다. 그 끝에는 손톱도 있었다. 짧게 잘라서 가지런히 정리된, 미하루를 닮아 예쁜 모양의 손톱. 유이치는 그것들을 꿈틀꿈틀거리면서 기어다녔다.
인간에 맞지 않는
10년 이상 살아온 집에서 유일하게 미하루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파악하기 어려운 장소,
그녀의 외아들 유이치의 방.
그녀의 스물두 살 아들은 그렇게 방안에 틀어박혀 세상과 단절된 채 살고 있었다.
여느때 처럼 밥 먹으라고 방 앞에서 부르는 순간
방 안에서 들리는 무언가를 긁어대는 소리에
미하루는 방문을 열고 경악한다.
아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대신 남겨진 이상한 벌레가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나방 애벌레를 닮은 모습에 아들 같지 않지만
어쩐지 미하루는 그 벌레가 아들임을 직감한다.
그렇게 그녀는 이형성 변이 증후군에 걸린 아들을 맞닥뜨린다.
저런 꺼림칙한 걸 계속 집에 두고 있을 셈이야? 이제는 보험도 적용 안되는 데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돈만 먹어 치우는 벌레를?
인간에 맞지 않는
미하루의 남편 이사오는 유이치를 산에 내다버리라 하지만
미하루는 도저히 자신의 아들을 버릴 수 없다.
계속 버리려고 하는 이사오
지키려는 미하루.
과연 벌레로 변한 유이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남편 이사오를 견디다 못해 친정으로 향한 미하루.
그렇게 친정에서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간직한
다른 사람과 조금씩 교류를 하며 서로 상처를 보듬어 가며 살아간다.
그리고 유이치와 함께
다시 남편이 있는 집으로 향하는데...
그렇게 향한 집에서 그녀와 그녀의 아들을 기다리고 있는건...

인간에 맞지 않는
내 아이가
인간이 아니게 되어버렸습니다
인간에 맞지 않는
사회적으로 낙오한 후 스스로를 방에 가둔
10대 후반에서 20대 젊은이들에게 주로 발병한 병으로
사람들은 오히려 사회에서 근로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살아 있는 폐기물,
사회에 서식하는 버그라고 부르며
오히려 그런 은둔형 외톨이들을 '솎아 내기' 하는 병이라고
환호 하는 사람까지 생긴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방치하고 바르게 인도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한 부모는 그렇게 변한 아이들의
뒤처리를 맡는 것으로 벌을 받는 거라며
비꼬기도 한다.
느닷없이 다른 형태로 변해버리는 자신의 아이를
그 끔찍한 모습을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읽는 내내 너무 끔찍한 설정에
속이 울렁거렸던 책이다.
조금 엽기적인 상황까지 묘사가 되어 있어서
읽기도 좀 힘들었고...
하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건
벌레로 변한 아들을 계속 사랑하려는 엄마의 노력이
아들을 사랑한다는 건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를
조금씩 깨달아가는 그녀의 마음이
끝을 궁금하게 했기에
그래서 읽을 수 있었다.
과연 그녀의 아들 유이치는 어떻게 되는지
한 번 읽어... 보시겠어요?
( 많이... 징그럽기는 합니다... )
인간의 형태를 잃게 되는 병으로
인간 존재를 들여다보는
사회파 미스터리
인간에 맞지 않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