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을 끄는 건 나야
조야 피르자드 지음, 김현수 옮김 / 로만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자기 전에 항상 외치는 말,
"가장 눕게 눕는 사람이 불 끄기~!"
그럼 아이들은 서로 나를 못 눕게 난리가 난다.
그렇게 우리집은 항상 잠자기 전 불끄기 전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는데...
대체 왜? 우리집과는 다른 상황인건가?
왜 불은 자기가 끄고 싶다는거지?
아니면, 이것도 공포소설인가...?
내가 불을 끄기 전에 아무도 끄지 마라... 으흐흐흐 -
뭐 이런??
아무 정보도 없다. 역시 -
나의 책 읽기는 언제나 그랬듯.
제목과 표지에 이끌리면 그저 읽는것.
그게 내 책 읽기. 무슨 내용인지 상상도 안되지만
내 마음대로 상상하며 읽기 시작.
불을 끄는 건 나야

불을 끄는 건 나야
괜히.. 표지도 어두컴컴하고,
막 표지에 있는 글시는 영어는 아닌것 같은데
막 흘려 쓰듯 씌여져 있고...
이거... 분명 공포 소설일거야...!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읽는다.
첫 시작은 세 아이들이 하교 시간, 이웃 집으로 이사 온 아이를
친구로 갑작스럽게 집에 데리고 온 것.
그에 정신 없이 아이들을 맞는 평범한 가정의 삼남매 엄마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 난 이때까지도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분위기가 묘해. 데리고 온 친구가 갑자기 왜 손이 하얗다고 하는거지?
왜 대답도 못하고 우물쭈물 하는거지?
수상한 이웃집 소녀 이런건가? 머릿속이 분주하다. )

불을 끄는 건 나야
그렇게 갑작스럽게 집으로 놀러 온 이웃집 소녀에게 당황하고 있을 무렵
이웃집 소녀의 보호자인 할머니가 삼남매의 집으로 온다.
(역시 수상하다. 평균보다 작은 키에 치렁치렁 장신구, 평범한 간식을 줬다는 말에 환자에게 약을 잘못 주기라도 한 것 처럼 난리가 난 이 할머니... 수상하다. 이 이웃집 수상해. 여전히 분주한 내 머릿속 )
갑작스런 할머니의 등장에 큰일이라도 난것처럼 할머니를 따라 본인 집으로 가 버리는 이웃집 소녀 에밀리.
하지만 책 중반까지 읽을때까지 별 소동 없이 잔잔한 일상들이 계속 펼쳐진다.
잠들기 전 불을 아내가 끌 것인지, 본인이 끌것인지를 묻는 남편 아르투시.
사춘기 대화는 줄고 비밀만 많아진 큰 아들, 아르멘.
엄마의 이야기나 책 읽기, 엄마의 목소리가 있어야 잠드는 딸, 쌍둥이 자매, 아르미네와 아르시네.
지구가 본인 위주로 돌고 있는 여동생,앨리스.
언니의 것을 탐내서 울고 불고 난리가 난 동생에게 공기 놀이 돌멩이를 뺏어서 주고는 남몰래 잘 다듬어진 진짜 공깃돌을 주머니에 넣어 주시던 아빠, 이제는 세상에 없는.
아빠만 살아계셨어도를 입에 달고 사는 클래리스와 앨리스의 엄마,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목소리는 감추고,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살았던, 삼남매의 엄마 클래리스.
사실 내가 너무 처음부터 이건 공포 소설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며 읽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처음 접하는 이란 소설이라 그런건지.
지역명도 낯설고 이 사람 저사람 이름도 자꾸 머릿속에 입력되지 않고...
읽다 말고 응? 이 사람이 누구였지? 이러면서 앞장으로 되돌아 오기도 하고...
처음엔 조금 속도가 나지 않게 읽었던 소설.
(물론 초반엔 내가 공포소설일지 모른다는 나만의 착각으로 너무 긴장하고 읽었더래서
어떤 사건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지나치게 긴장하고 있었기에 더 그랬을지도... ㅋ)
하지만 내가 상상하던 그런 공포스런 내용은 없었다.
(음... 아니지, 나라는 사람은 없어 엄마, 여동생 틈에 끼여 이리 저리 치이고,
무뚝뚝한 남편과 정신없는 삼남매 틈에서 살고 있는 것이 공포스러웠을까?)
잔잔하게 소설은 클래리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처음엔 자신의 이름조차 나오지 않다가, 어쩌다 불린 자신의 이름에
두근거림을 느끼는 클래리스.
이웃 집 에밀의 식구가 이사오고,
그 식구들과의 만남 속에 자신의 내면속 생각들이 꿈틀거림을 느끼는 클래리스.
남편과는 달리 정치 이야기나 운동권 이야기에는 관심 없이
문학적 취향이 클래리스와 비슷한 앞집 남자 에밀과 어쩌다 몇번 나눈 대화들에
그녀는 조용히 자신의 내면속에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걸 느끼고,
에밀리의 할머니이자, 에밀의 엄마인
그 작았던 초반의 이상한 할머니로 의심했던 엘미라의 삶에 지쳐 버린 이야기들에
감정의 동요가 일어 난 클래리스.
이전까지는 부당한 상황에서도 그저
자신 안의 부정적 자아의 공격과 긍정적 자의 방어 사이에서
그저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그녀의 삶은
점차 변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내 뱉으며 살게 된다.
그저 조용하게 잔잔하게 이야기는 계속 된다.
좀 엉뚱한 공포 소설인가 했던 나의 추측과는 달리,
어, 그럼 이웃집 남자와 혹시.. 했던 부정했던 내 생각과는 달리,
그것도 아니면... 갑자기 나타난 너무 예쁜 친구의 조카. 이혼녀, 비올레트와 ???
아... 나는 왜이렇게 타락했니? ㅠㅠ
반성해야지. 이렇게 잔잔하고, 잔잔하고 잔잔하지만
올바르게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소설에
자꾸만 자극적인 상상을 하며 읽다닛!!
물론, 여전히 잘 모르겠다.
불을 끈다는건 어떤 의미인건지.
불을 끄는 행위를 내가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건지.
그렇지만, 이제는 클래리스가
더이상은 혼잣말로 중얼거리지 않을테고
시끌벅적한 삶 속에 홀로 공허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나 역시... 그렇지 않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 책을 읽다가 자꾸만 테헤란에 가서 무얼하고 왔어요, 테헤란에서요~ 하는 지명얘기가 나와서
흠칫 했지... 어머, 우리나라에도 테헤란로가 있는데 어쩜 이렇게 똑같아? 하곤 놀랐는데...
세상에 세상에..!!!
검색해보니, 이란의 수도가 테헤란이구나... ㅠㅠ
나는 여전히 모르는게 너무 많다 ㅠㅠ
1박 2일 에서 하던 수도 맞추기 게임하면 난 1회전 탈락할거야 ㅠㅠ
